상대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교육감직을 잃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다음 달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확산하면서 곽 전 교육감이 후보에서 사퇴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곽 전 교육감의 출마는) 시민 상식으로 볼 때 여러모로 적절하지 않다”며 “다양한 교육 정책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할 보궐선거가 정쟁이 난무하는 정치판으로 전락하는 것 역시 시민이 바라는 바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민의 눈으로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자중하길 권고한다”며 “주변의 진심 어린 걱정과 우려를 살펴 서울시 교육과 학생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며 사실상 불출마를 권고했다.
곽 전 교육감은 2010년 선거 당시 후보 단일화 대가로 2억 원의 돈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2012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확정받아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이후 2019년 문재인정부에서 특별사면을 받아 복권돼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그러나 당선 무효로 인한 선거 보전 비용 약 35억 원은 아직 다 반납하지 않았다.
여당도 선거비용 미반납자에 대한 공직 출마를 제한하는 ‘곽노현 방지법’을 발의하는 등 곽 전 교육감의 행보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곽노현씨의 등장은 근래 역사에 기록될 만한 최악의 비교육적 장면”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곽 전 교육감은 9일 국가수사본부에 한 대표를 고소한다고 예고했다. 이날 진 정책위의장 발언이 알려지자 한 대표는 곽 전 교육감을 겨냥해 “(출마를 만류한)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고발하나요”라는 메시지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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