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비만 치료제 열풍을 선도하고 있는 ‘위고비’가 국내 출시된다. 위고비는 약 15%에 가까운 체중 감량 효과를 선보이며 ‘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린다.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지만 공급 부족 등의 이유로 1년 반이 지나 출시가 이뤄지게 됐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다음 달 중 위고비를 국내시장에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위고비는 비만 환자가 집에서 주 1회 투여하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치료제다. 처음에는 GLP-1이 인슐린과 함께 췌장에서 분비돼 혈당을 조절한다는 점에 착안해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으로 개발됐다. 이후 임상시험에서 비만 환자가 매주 1회 68주간 주사를 맞으면 평균 1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다는 점이 확인돼 비만치료제로 출시됐다.
국내에선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비만 환자와 BMI 27㎏/㎡ 이상, 30㎏/㎡ 미만 과체중이면서 한 가지 이상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체중 감량 목적으로 투여할 수 있도 허가 받았다. 동반 질환은 이상혈당증(당뇨병 전 단계 또는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 또는 심혈관 질환이다. 올해 7월 적응증을 확대해 BMI 27㎏/㎡ 이상 과체중인 사람의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위고비는 약물이 채워진 펜 제형으로 출시되며 식약처에서 허가 받은 용량은 0.25㎎, 0.5㎎, 1.0㎎, 1.7㎎, 2.4㎎ 5개 용량이다. 투약 초기에는 주 1회 0.25㎎으로 시작해 16주 동안 유지용량인 주 1회 2.4㎎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한다.
한국에서는 현재 급여 신청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비급여로 출시될 전망이다. 위고비는 미국에서 한 달 투약 기준 1350달러(약 180만 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아직 국내 출시 가격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고비는 이미 출시된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해외 8개국에서는 선풍적 인기를 보이며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45억 달러(약 6조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407%의 성장했다. 치료 영역도 비만에서 심혈관질환,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H), 치매까지 넓히고 있다.
사샤 세미엔추크 한국 노보 노디스크 제약 대표는 “한국 비만 환자들에게 필요한 치료제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는데 마침내 위고비를 소개할 수 있게 됐다”며 “위고비가 한국 비만환자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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