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서민의 고혈을 빨아먹는 불법사금융 근절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선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온라인 대부업체의 등록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제도개선에 나서는 한편, 피해자 보호를 위한 원금·이자무효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 취약계층 보호 및 불법 사금융 근절 대책’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불법사금융은 서민과 금융취약계층의 절박한 상황을 악용해 재산상의 손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를 파괴하는 반사회적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금융·사법당국 관계자들에게 “불법 추심의 뿌리를 뽑기 위해서는 어느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기관 간 상시 협의체계를 구축해 끝까지 추적하고 차단한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며 “특히 온라인 대부중개 사이트를 통한 불법 사금융 피해에 대한 각별한 대응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반사회적 불법 대부계약은 무효화할 수 있도록 소송 지원 등 피해자 구제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경찰청 등 관계 당국은 불법사금융 관련 악질적 조직적 범죄에 특별단속 등 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관련 사건은 몰수·추징보전 등 불법수익 환수 노력도 배가해달라”며 “오늘 당정 간 논의를 거쳐 발표하는 대책들이 안전한 민생금융·환경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 국민들이 불법사금융 업체인지도 모르고 피해 입는 경우 다수 발생하는 만큼, 홍보대책이 필요하고 취약계층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온라인 대부 중개 사이트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며 “현재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대부업자의 등록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대부업체는 강력히 규제하되, 우수 대부업체는 합리적 수준의 규제 완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오늘 회의에서 마련한 불법사금융 근절 대책을 중심으로 대부업법 개정 추진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부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대부업 시장도 온라인 중심으로 활성화됨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 불법사금융 연계 등 날로 불법 사금융의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며 “대부업법은 2015년 등록제도 개편 이후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시장변화와 불법사금융 규율을 위한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그간 감독이 미흡했던 온라인 대부업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 등록 대부업체의 등록 요건을 큰 폭으로 상향하고 관리·감독을 더 철저히 하도록 하겠다”며 “불법 대부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던 처벌 수위와 제재 수준을 대폭 상향하는 한편 악질적 불법 추심 등 반사회적 불법 대부 계약에 대해서 원금과 이자를 무효화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 불법 대부업을 뿌리 뽑고 대부업 시장을 보다 건전화하는 방안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 불법 사금융의 근원적 척결은 관계 기관의 수사나 단속, 처벌 강화도 매우 중요한 만큼 정부 전체가 힘을 합쳐 추진해 나가겠다”며 “오늘 당정을 통해 구체적인 제도개선 내용을 확정하고 빠른 시일 내에 입법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