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업계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장벽에도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움츠러든 경기 탓에 내수 부진이 심각한 영향이다. 중국 당국의 내수 촉진책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자동차 생산량은 249만2000대, 판매량은 245만30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와 5% 감소한 수치다. 지난 6월(전년 동기 대비 생산 -2.1%·판매 -2.7%)과 7월(생산 -4.8%·판매 -5.2%)에 이은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난 7월 대비 생산량은 9%, 판매량은 8.5% 늘었지만 지난해에 비해 악화된 실적은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 국내 자동차 판매 부진이 업계 전체 실적 하락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짚었다.
8월 중국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94만2000대로 작년 대비 10.7% 감소했다. 수출은 25.4% 늘었으나 국내 판매 감소가 심각한 상황이다. 천스화 CAAM 부비서장은 “현재 국내 소비가 부진하다”며 “자동차는 큰 금액의 소비에 속하는데, 자동차 소비 신뢰도가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8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1499만2000대로 작년 대비 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377만3000대로 28.3%나 늘어 대조를 보였다.
올 들어 내수 소비 증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 당국은 지난 7월 말 자동차 구매를 장려하기 위해 자동차 보조금 비율을 높였다. 내연기관차 폐차·재구매 보조금이 7000위안(약 130만원)에서 1만5000위안(약 280만원)으로, 신에너지차 대상 보조금이 1만위안(약 189만원)에서 2만위안(약 376만원)으로 상향됐다.
덕분에 8월 신에너지차 판매는 7월 대비 11.6%, 작년 8월 대비 30.9% 늘어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중국 전기차 대표 브랜드인 비야디(BYD)는 8월 한 달 동안 37만3000대를 판매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 1∼8월 중국 시장에서 신에너지차는 총 621만9000대 팔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출 역시 81만8000대로 12.6% 증가했다. 2022년(120.2%)과 2023년(77.65) 중국의 신에너지차 수출 증가율에 비해 감소했지만 국내 시장 부진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하지만 미국과 EU 등 서방 진영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 조치가 속속 발표되면서 올해 1∼8월 순수 전기차 수출량은 작년 대비 3.4% 감소한 64만2000대에 그쳤다. 반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수출은 180% 늘어난 17만6000대로 집계됐다.
차이신은 “EU의 반 보조금 조사는 순수 전기차만 포함돼 앞으로 중국 기업은 더 많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종 출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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