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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사' 마무리 못하고 떠난 李…"지구 멸망해도 정의 세워야"

■이원석 검찰총장 퇴임식

2년 임기 끝으로 27년 검찰생활 마무리

"검찰 '악마화'에도 소명의식으로 버틴 시간"

"소용돌이의 사법시대…법치원칙 지켜야"

이원석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인 이원석 총장이 2년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수사는 결국 임기 내에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 총장은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검찰이 세상사 모든 일을 해결해줄 ‘만능키’라고 여기는 사람들과 검찰을 ‘악마화’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받는 비난과 저주를 묵묵히 견디고 소명의식과 책임감으로 버텨온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27년간 검찰에 몸담은 이 총장은 2022년 5월 검찰총장 직무대리로 시작해 같은 해 9월 검찰총장에 취임했다. 공식 임기는 이달 15일까지지만 추석 연휴 등으로 이날 퇴임식을 치렀다. 이후에는 심우정 검찰총장이 19일 취임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간다.

이날 이 총장은 검사 탄핵 남발과 수사를 둘러싼 허위 공격 등 검찰을 둘러싼 정치적 풍파에 대한 유감을 밝히면서도 ‘소용돌이의 사법 시대’에서 법치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당부를 강조했다.



이 총장은 “부정부패와 비리에 대해 하나하나의 사건마다 ‘지구가 멸망해도 정의를 세운다’는 기준과 가치로 오로지 증거와 법리만을 살펴 접근해야 하고 개인이나 조직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그의 임기 중 성과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극복, 민생 침해 범죄 대응, 각종 합동 수사단 출범 등이다. 이 총장은 “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으로 병든 검찰을 겨우 일어나 앉게 하고, 두 다리로 버텨 서게 하고, 걷고 뛰도록 만든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또 합동 수사단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해 전세사기부터 성폭력·디지털성범죄, 아동학대 등 국민의 일상과 밀접한 범죄 대응에 주력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실무 기준을 확립하고 선거 범죄에 엄정 대응한 것, 제주4·3사건과 5·18민주화운동 등 과거사 관련자에 대한 재심 청구 등도 주요 성과다.

한편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김 여사 사건에 대한 처분은 차기 총장이 맡게 됐다. 이 총장은 이날 “검찰 구성원들의 희생과 인내만이 요구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애썼지만 근본적으로 이를 해결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정치적 외풍에 대한 비판과 함께 아쉬움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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