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의료계 설득'이라는 숙제를 안고 연휴를 맞았다. 그동안 의료계 인사들을 비공개로 접촉하고, 당정협의회를 통해 전공의 처우·개선책을 발표하며 의료단체 설득에 공을 들였으나 1차 목표였던 추석 전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은 무산됐다.
정부와 의료계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가능성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당정도 협의체 의제로 다룰지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우선 연휴 기간 의료계 설득에 재차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의료단체 인사들과 '맨투맨' 접촉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 구성 시한 목표를 설정해놓은 채 의료계를 압박하기보다 꾸준히 대화를 이어가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2025학년도 정원 조정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이견을 쉽게 좁히기 어려운 데다 정해진 기한 내 또다시 협의체 출범이 무산될 경우 협의체 동력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6개월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 사태와 관련해 추석 민심의 향배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협의체 구성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만약 연휴 기간 응급 의료 차질 상황이 악화할 경우 '정부·여당 책임론'이 확산할 수 있다.
최근 의정 갈등 관련 정부와 여당의 대응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10~12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유권자 1002명 대상,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각각 20%와 28%를 기록하며 정부 출범 이후 동반 최저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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