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를 개발한 국내 3사가 해외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가장 최근인 올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자큐보’도 이미 21개 국가에 진출한 상태다.
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271980)의 신약 개발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최근 멕시코 제약사 라보라토리 샌퍼와 자큐보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자큐보는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신약이다. 멕시코 전문의약품 시장 1위 기업인 라보라토리 샌퍼는 중남미 지역 총 19개 국가에 자회사 및 지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자큐보가 진출한 국가는 총 21개국으로 늘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해 중국 상장 제약사인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과 16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올 5월에는 인도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P-CAB 계열 신약 중 국내에서 가장 먼저 허가를 받은 HK이노엔(195940)의 ‘케이캡’도 최근 콜롬비아를 포함한 중남미 6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번에 허가받은 중남미 국가는 도미니카공화국·니카라과·온두라스·과테말라·엘살바도르·콜롬비아 등 6개국이다. 케이캡은 현재까지 중남미 18개 국가에 기술수출 또는 완제품 수출 형태로 진출했다. 앞서 진출한 미국·중국 등을 포함하면 전체 진출 국가는 45개국에 달한다.
대웅제약(069620)도 또 다른 P-CAB 계열 약물인 ‘펙수클루’를 지난달 멕시코·에콰도르·칠레 등 중남미 3개국에 출시했다. 현재 펙수클루는 한국을 포함한 30개국 시장에 진입했거나 진입을 앞두고 있다. 대웅제약은 2027년까지 100개국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P-CAB 계열 신약은 위·식도 역류질환 등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기존 프로톤펌프저해제(PPI) 제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 PPI 제제의 단점으로 지적된 느린 약효 발현과 짧은 반감기, 식이 영향, 약물 상호작용 문제 등을 개선한 차세대 약물이기 때문이다.
국내 P-CAB 계열 신약들의 시장 침투율에 따라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 원 의약품)급 약물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관련 시장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미국이 3조 3000억 원, 중국이 3조 500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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