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공동 선두의 스코어는 9언더파 63타였다. 버디만 9개를 잡은 허인회와 이글 2개에 버디 6개, 보기 1개를 기록한 염서현이 9타를 줄이며 공동선두에 나섰다.
15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 오션코스(파72)에서 끝난 골프존-도레이 오픈은 첫날부터 60대 초반 타수가 쏟아진 ‘신기록의 대회’였다. 첫날 공동선두였던 허인회와 염서현은 각 공동 5위(23언더파 265타)와 공동 40위(15언더파 273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코스가 얼마나 쉬웠던지 나흘내내 믿을 수 없는 타수가 잇따랐다.
대회 2라운드에서도 9언더파 63타가 2명 나왔다. 더블보기 1개를 범하고도 버디 11개를 쏟아낸 강태영과 버디만 9개를 잡은 김민규가 63타를 쳤다. 하지만 63타는 2라운드 최저타가 아니었다.
마관우가 보기 없이 이글 2개에 버디 6개를 잡으면서 10언더파 62타를 쳤기 때문이다. 첫날 71타에 그쳤던 마관우는 10타를 줄이고도 10위 이내에 들지 못하고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첫날 63타에 이어 2라운드에서 64타를 친 허인회가 단독선두로 치고 올랐다.
컷 오프 기준선도 역대 최고로 낮은 타수가 나왔다. 2라운드 후 7언더파 137타를 적어낸 69명이 컷을 통과했는데, 종전 최소타 컷오프 기록은 5언더파 139타였다.
3라운드에서는 10언더파 62타가 2명이나 나왔다. 이글 1개, 버디 9개, 보기 1개를 기록한 이정환이 62타를 치면서 단독선두(23언더파 193타)에 나섰고 황중곤도 버디만 10개를 잡고 62타를 치면서 공동 9위(17언더파 199타)로 올라섰다. 63타도 2명 나왔는데 김용태와 고석완이 9타를 줄이면서 나란히 공동 6위(18언더파 198타)에 자리했다.
이날 이정환의 23언더파 193타는 2017년 티업 지스윙 메가오픈에서 장이근이 세운 역대 KPGA 투어 54홀 최소타 타이 기록이었다.
최종일에도 10언더파 62타가 또 나왔다. 보기 없이 이글 2개와 버디 6개를 잡은 옥태훈이었다. 옥태훈은 전반 9홀에서만 9언더파 27타를 치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9언더파 27타는 KPGA 역대 9홀 최저타 기록이다. 2001년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매경오픈 1라운드에서 최광수가 28타를 친 이후 박도규, 최상호, 배상문, 이승택, 전가람, 트래비스 스마이스가 9홀에서 28타를 기록한 바 있다. 아쉬운 건 후반에는 1타를 줄이는데 그쳤다는 점이다. 하지만 선두에 무려 9타 뒤진 공동 32위로 출발했던 옥태훈은 이날 10타를 줄이면서 공동 2위(24언더파 264타)까지 치고 올랐다.
62타 4명에 63타가 6명이나 나왔지만 ‘신기록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주인공은 나흘 동안 한 번도 62타나 63타를 치지 못한 함정우였다.
첫날 7언더파 65타의 ‘얌전한 스코어’로 공동 7위에 올랐던 함정우는 2라운드에서도 7언더파 65타를 치면서 공동 3위에 올랐고 3라운드에서는 5타 밖에 줄이지 못해 공동 4위로 밀렸다. 하지만 최종일 6언더파 66타를 친 함정우는 1타차 우승(25언더파 263타)을 차지했다.
‘토끼와 거북이’ 대결에서 거북이처럼 우직하게 타수를 줄인 결과였다. 18번 홀(파5)에서 9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한 함정우는 오른 주먹을 힘차게 하늘로 뻗으며 우승을 자축했다.
우승 후 함정우는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아 힘들었는데 의도하지 않게 우승했다. 코스가 쉬웠던 게 내게는 다행이었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