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만 되면 온몸이 아프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른바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평소와 다른 생활패턴이 며칠씩 이어지다보면 생활 리듬이 깨져 연휴 중이나 이후에 극심한 피로를 느끼게 마련이다. 소화불량, 설사, 변비 같은 소화기계 증상부터 근골격계 질환, 정신적 증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과거에는 음식을 만들고 손님을 대접하는 주부들 사이에서 명절증후군이 많이 발생했다면 최근에는 부모님과 아내 눈치를 봐야 하는 남편, 결혼 및 취직 압박에 시달리는 청년들도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장거리 운전이나 대량의 음식 준비 등 평소보다 노동량이 늘어나고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는 등 식생활과 환경이 달라지는 것도 명절 전후 컨디션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모처럼의 긴 휴식을 뒤끝 없이 보다 건강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비결은 없을까. 전문의의 도움말로 살펴보자.
◇ 명절 연휴, 소중한 가족에게 육체적·정신적 고통 주지 않으려면
‘명절증후군’은 명절을 전후해 두통, 요통, 근육통, 복통, 만성피로, 우울증, 불안감, 불면증 등 육체적·정신적 증상을 호소하는 현상이다. 장시간 이동으로 인한 피로, 무리한 육아와 가사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가족 간 갈등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보통 연휴 일주일 전부터 증상이 생기기 시작해 명절 전후 2~3일 동안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부들은 음식 준비와 상차림 등 가사노동이 늘면서 손목, 어깨, 허리, 무릎 등의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들은 장거리 운전으로 인해 한 자세로 오래 있다 보니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특히 척추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으므로 중간중간 스트레칭과 휴식으로 관절을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좋다. 연휴 동안 평소와 달리 늦은 시간에 잠들고 과음을 일삼다 보면 피로가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별한 원인 없이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성 신경성 두통도 발생할 수 있다. 머리가 띵하고 무겁거나 감싸는 듯한 목 조임, 목덜미 뻐근함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취업과 결혼, 임신 압박 등에 시달리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평상시 교류가 없던 가족들이 모여 대회가 시작되면 기분 나쁜 언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주제는 스트레스와 상처를 받고 우울감을 유발할 수 있다. 고부갈등, 남녀 불평등도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정휘수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가사노동으로 신체적 증상이 많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명절 스트레스의 경각심이 높아지며 정신적 증상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며 “다양한 연령에서 명절증후군 호소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가족 간 배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만성질환 있다면 평상시 식단·생활습관 유지하도록 신경 써야
명철 때는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 위주로 섭취하고 음주량이 늘어나다 보니 다양한 소화기 증상을 앓기 쉽다. 추석 명절은 일교차가 큰 탓에 음식이 상해 식중독과 장염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먹고 남은 음식은 밀봉해 냉장 보관하고 조리와 식사 전후 손 씻기 등 위생관리도 철저히 해줘야 한다. 박재석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화기병원장은 “기름진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면 소화능력이 저하돼 소화 시간이 길어져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며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다면 배탈이 나거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 밖에도 당뇨병, 심혈관질환 같은 만성질환자가 명절 음식을 과다 섭취하면 혈당과 혈압을 급격히 상승시켜 병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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