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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 중재 나섰지만 '빈손'…韓, 정치입지 시험대

'내년 증원 보류'로 의료계 설득

고군분투에도 '실질 성과' 못내

대통령실도 외면하며 고립무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소방서를 찾아 대원들을 격려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적극 띄우며 의정 갈등 중재에 나선 지 열흘도 넘었지만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대표의 4자 협의체를 통한 대화 시도가 ‘빈손’으로 끝나면 정치적 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의료 개혁 문제에 대해 “대화 말고 다른 해결책은 없다”며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거듭 촉구했다. 한 대표는 “(의료 상황은) 그대로 둔다면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되지 않고,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적극 추진했지만 공언과 달리 추석 전 협의체 출범에 실패했다. 그는 “모든 의제를 열어놓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의료계 설득에 총력전을 폈지만 끝내 의료계의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정부·여당은 의료 개혁 추진 자체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한 대표가 제안한 ‘내년 의대 증원 유예’에 대해 정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히는 등 이견을 드러냈다. ‘친한’계의 한 의원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에 정부·여당이 적극 협조하지 않고 야당은 정치적 이익만 계산하고 있다”며 “한 대표만 고군분투하며 홀로 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한 대표를 중심으로 의료계와 협상을 위한 물밑 작업을 계속하며 대화를 통해 협상을 촉구할 방침이다. 다만 의료계 내부에서도 직역 간 이해관계의 차이로 입장이 하나로 모이지 않고 있어 협의체 출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의료 개혁을 둘러싼 현실적 어려움에도 “이 시점에서 정부가 물러설 수는 없다”며 의료 개혁은 돌이킬 수 없다는 입장이 명확하다.

한 대표의 의정 갈등 중재가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 한 대표의 경험이나 정치력 부재가 비판의 도마에 오를 수 있다. 한 여당 의원은 “한 대표는 의료 개혁 등 주요 현안에 대해 혼자 결정을 하고 있다”며 “당내에서조차 중지를 모으지 않고 혼자 하면 어떤 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의료 개혁은 정부가 주도해야 하는 이슈인데 한 대표가 무리하게 나선 측면이 있다”며 “이렇게 가다가는 한 대표도 정치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당은 의정 갈등을 둘러싼 혼란을 관망하는 모양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해 “최소한의 대화 여건이 형성되려면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자들의 경질이 우선”이라고 대통령실의 책임을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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