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기업 보잉이 국방 및 우주 부문 최고 책임자를 전격 교체했다. 이는 주요 기종의 잇따른 사고와 적자로 위기에 빠진 보잉의 새 수장으로 켈리 오트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취임한 이후 단행한 첫 번째 주요 부문 인사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트버그 CEO는 지난 20일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테드 콜버트 국방·우주 부문 최고책임이 물러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인사로 보잉에서 15년간 근무한 테드 콜버트는 퇴사하게 되며 스티브 파커 국방 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임시로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오트버그 CEO는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고객이 우리 회사에 기대하는 높은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보잉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보잉이 겪어온 일련의 위기를 극복하고 회사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보잉의 국방 부문은 최근 수년간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때 안정적인 실적을 자랑하던 이 부문은 KC-46 공중급유기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후속기 등 주요 프로젝트에서 막대한 비용 초과에 빠졌다. 지난주 브라이언 웨스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에도 국방 사업의 영업손실이 전분기에 기록한 10억달러에 근접할 것이라는 우려스러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우주 부문에서도 어려움이 이어졌다. 보잉의 우주선 '스타라이너'는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비행사를 귀환시키기에 위험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훨씬 늦은 내년 초까지 우주비행사들의 ISS 체류가 연장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밖에도 보잉은 737 맥스 기종의 잇따른 사고로 상업용 항공기 제조 공정의 품질관리 문제가 제기됐고, 최근엔 노조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2008년 이후 16년 만에 파업에 돌입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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