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동성 결혼 허용하는 '이 나라'…동남아 최초

혼인신고한 '파트너'에 모든 권리 부여

친나왓 총리 "모두의 사랑을 축하해"

성소수자단체 "평등권 기념비적 진전"

태국 의회가 동성 결혼 법안에 대한 최종 상원 표결을 통과시킨 지난 6월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한 회원이 환호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태국 국왕은 동성 결혼을 법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이날 승인하면서 태국은 동남아 국가 최초로 결혼 평등법을 제정한 국가가 됐다. AFP연합뉴스

태국의 동성 커플이 내년 1월부터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게 됐다. 동남아시아 국가 최초다.

25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동성 간 결혼 허용을 골자로 한 획기적인 ‘결혼평등법’이 전날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의 승인을 받아 왕실 관보에 게재됐다. 법안은 왕실 관보 게재 후 120일 이후 발효되므로 동성 커플은 내년 1월 22일부터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로써 태국은 대만과 네팔에 이어 아시아 세 번째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국가가 됐다. 동남아시아 국가로서는 최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모든 이의 사랑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올리며 ‘사랑이 승리한다(#LoveWins)’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CNN은 태국이 성 소수자를 포용하는 나라로 유명하지만 결혼평등법을 통과시키는 데는 꽤 어려움을 겪었다고 짚었다. 불교 국가인 태국은 대체로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다. 실제 태국에서 동성 결혼 허용 법안은 2001년 처음 발의됐다. 하지만 보수 정치권의 반대와 쿠데타 등 정국 혼란 등으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법안은 지난해 새 정부 출범 이후 급물살을 탔다. 태국 하원과 상원은 각각 지난 4월과 6월 압도적인 찬성으로 결혼평등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성별에 관계 없이 혼인신고를 한 파트너에게 완전한 법적, 재정적, 의료적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속과 세금 공제, 입양 등에서도 전통적 형태의 부부와 동일한 권리를 부여받도록 했다. 이를 위해 민법과 상법에 기재된 ‘남성’, ‘여성’ 등의 단어를 ‘개인’ 등 성 중립적 단어로 모두 교체했다.

성소수자(LGBTQ) 사회는 태국 정부의 결정을 일제히 환영했다. LGBTQ 단체 방콕프라이드 창립자인 와다오 앤 추마폰은 “태국 평등권을 위한 기념비적인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법안이 효력을 발휘하는 내년 1월 22일 1000명이 넘는 동성 커플을 위한 대규모 결혼식을 주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