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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광구 지킨다…JDZ 협정 관련 40년 만에 6차 한일 공동위 개최

제주 남쪽 200km, 석유 매장 추정 7광구

내년 공동개발 종료 통보 가능 시점 앞두고

1985년 이후 39년만에 공동위원회 개최

재협정 여부에 관심 쏠려…"국익 수호 위해 최선"

JDZ 인근 지도. 서울경제DB




제주 남쪽 200km, 대량의 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7광구’ 개발을 두고 한일 양국이 40년 만의 실무 협의에 나선다. 이 곳을 두고 한국과 일본은 '한일공동개발구역(JDZ)’ 협정을 맺고 2028년까지 50년간 석유·가스 등을 함께 탐사, 개발하기로 했지만 1982년 일본에 유리한 UN 국제해양법이 새로 채택되며 지금까지 방치된 상태다. 내년부터 한일 어느쪽이든 JDZ 협정 종료를 통보할 수 있는 가운데 이번 협의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교부는 27일 일본 도쿄에서 JDZ 협정에 따른 6차 한일 공동위원회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1985년 5차 공동위원회 개최 후 39년 만이다. 한국에서는 황준식 외교부 국제법률국장과 윤창현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이, 일본에서는 요코우치 아키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 와쿠다 하지메 경제산업성 자원에너지청 자원연료부장이 참석한다. 공동위원회는 JDZ 협정 이행 문제의 협의 수단으로 그간 우리 정부는 협정상 의무사항인 공동위원회 개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7광구가 처음 알려진 건 1969년 발표된 유엔 아시아극동경제개발위원회 보고서다. 보고서는 “한국의 서해와 동중국해 대륙붕에 바다 기준 세계 최대 매장량의 석유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2004년 미국 국제 정책연구소 ‘우드로윌슨센터’는 동중국해 천연가스 매장량이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에 달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추정 매장량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석유공사는 2000년 초 일부 지역을 탐사한 결과 석유가 3억 배럴 가량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한국과 일본은 1974년 ‘JDZ 협정’을 서명했고 1978년 발효됐다.

협정에 따라 1980년부터 한일 양국이 탐사 시추를 시작했다. 일부 시추공에서 석유와 가스가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은 1986년 이후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탐사와 시추는 반드시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조항 때문에 개발 중단 40년이 다 되어 가도록 7광구 개발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1973년 서울 외교부에서 열린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을 위한 실무회의 광경. 연합뉴스




일본이 개발 중단을 선언한 배경에는 국제법의 변화가 있다. 당초 우리나라는 1969년 국제사법재판소가 발표한 자연 연장론에 입각해 제주도와 일본 규슈 사이 해저가 한반도의 연장이라고 주장했고 이 주장이 어느 정도 인정돼 JDZ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1982년 유엔 국제해양법이 새로 채택되면서 대륙붕 소유권을 옛날처럼 어느 나라와 연결됐는지 복잡하게 따지지 말고 그냥 중간선 그어서 반씩 나눠 갖는 것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해양법에 따르면 7광구의 90%는 일본으로 귀속되는 만큼 일본으로선 공동 개발할 이유가 없다.

그러던 와중에 JDZ 협정 상 공동개발 협정기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협정기한(2028년 6월 22일) 3년 전인 2025년 6월 22일부터는 한일 양국 중 어느 쪽이라도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 이번 공동위원회는 협정 종료 시점을 코앞에 두고 열리는 만큼 재협정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외교부 당국자는 “오랜만에 열리는 만큼 모든 시나리오를 두고 국익 수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개봉한 영화 ‘7광구’ 포스터.


JDZ 협정이 종료되더라도 일본이 단독 개발에 나서기는 어렵다. 이 경우 7광구는 한일 양국의 대륙붕 주장이 중첩되는 해안경계미획정구역으로 남는데, 유엔 해양법 규약에 따르면 미획정 구역에서는 어느 한 국가가 다른 국가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발할 수 없다. 해양경계 획정을 저해하거나 위태롭게 하는 일을 하지 마라고 규정돼 있는데 시추 및 석유개발은 획정을 저해하고 위태롭게 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게 외교부 설명이다.

내년이 한일 수교 60주년인 만큼 겨우 좋아진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면서까지 협정을 종료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7광구 협정 연장 여부를 내년에 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굳이 수교 60주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JDZ 지역 일부분을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라고 주장하는 점도 한일 양국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중국은 한일 공동개발협정 이후 동중국해에 위치한 7광구의 상당 부분이 중국 대륙에서 뻗어나간 자기 측 대륙붕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 체제 종료 대비 방안’ 보고서에서 “한일 공동개발협정이 중국의 JDZ 내 탐사·개발을 사실상 억지하는 효과가 있었는데, 협정이 종료되면 중국이 해당 구역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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