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송에서) 나 홀로 사는 게 마치 편하고 복 받은 것처럼 한다"는 발언을 계기로 그동안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겨냥해 정치권에서 이어졌던 비판이 다시 주목 받는다. 지난 2013년부터 방영이 시작된 ‘장수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4차 인구비상대책회의에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방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에 동석한 박민 KBS 사장에게 "방송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며 "KBS에서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나 홀로 사는 게 마치 편하고 복 받은 것처럼 하는데, (반대로)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 살기 좋은 사회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영화·드라마나 모든 미디어 매체에서 다뤄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인사들 역시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 나 혼자 산다를 거론하면서 독신 생활이 행복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던 2022년 11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흉보는 건 아니지만 혼자 산다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들었다"면서 "혼자 사는 게 더 행복한 것으로 너무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당시 국회 인구위기특별위원회 소속이었던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이 "온통 나 혼자 산다거나 불륜, 가정 파괴 드라마가 너무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며 "혼인율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 풍조가 만연한 게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방송 프로그램이 출생률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절대적인 원인이 될 수는 없다는 반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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