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내내 “장타자에게 유리한 코스”라는 중계진의 안내가 이어졌다. 페어웨이가 물러서 런이 없다 보니 티샷 캐리 거리가 긴 선수가 유리한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에서 ‘장타퀸’ 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
26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1라운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아 7언더파 65타를 친 윤이나는 신인 홍현지(22)와 함께 공동 선두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5언더파 공동 3위인 이제영, 마다솜을 2타 앞섰다. 이날 경기는 코스 상태가 좋지 않아 페어웨이에 놓인 공을 좋은 위치에 놓고 치는 로컬룰인 ‘프리퍼드 라이’가 적용됐다.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 경기 도중 오구 플레이와 관련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뒤 올해 4월 투어에 복귀한 윤이나는 2년 가까운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맹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2022년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이후 약 2년 만에 통산 2승째를 수확한 그는 올 시즌 준우승 세 번, 3위를 두 번 기록할 만큼 안정된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이날 윤이나는 폭발적인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 샷을 앞세워 많은 버디를 잡아냈다. 4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낚은 윤이나는 6번 홀에서 카트 도로에 맞고 티샷이 308야드까지 날아갔고 세컨드 샷을 핀 1m에 붙여 손쉽게 1타를 더 줄였다. 10번 홀(파4)에서도 105야드 거리의 세컨드 샷을 핀 1m에 떨어뜨려 버디를 잡았고 13~15번 홀에서 3연속 버디와 17번 홀(파5)에서 7번째 버디를 기록하면서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윤이나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발목이 좋지 않아서 걱정을 하고 1라운드에 나왔는데 걱정과 다르게 샷 감, 퍼트 감 다 좋아서 예상 밖의 경기 결과를 얻었다. 이 코스는 확실히 장타자에게 유리한 코스라고 느꼈다”면서 “우승을 목표로 하지는 않고 매 대회 최선을 다하다 보면 선물처럼 상금왕과 대상이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윤이나는 상금 3위(8억 7360만 원), 대상 포인트 4위(392점)를 달리고 있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부터 8월 메이저 대회인 AIG 위민스 오픈, 지난주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 우승까지 최근 4개 대회에서 3승을 몰아친 리디아 고는 버디 2개로 2타를 줄였다. 시즌 2승의 노승희·이가영 등과 2언더파 공동 22위다.
스크린골프 대회인 G투어에서 통산 9승을 따내 ‘스크린 여왕’으로 불리는 홍현지는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8개를 쓸어 담아 7언더파다. 투어 데뷔도 2020년 G투어에서 먼저 했고 올해 KLPGA 정규 투어에 데뷔했지만 G투어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주 대보 하우스디 오픈 공동 8위로 데뷔 첫 톱10에 입상한 그는 이번 대회 첫날까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며 데뷔 첫 승까지 넘볼 기세다.
또 한 명의 루키 이준이는 대기 선수로 있다가 오전에 갑작스럽게 출전이 확정되면서 캐디 없이 혼자 골프백을 메고 1번 홀(파3)을 치렀다. 2~9번 홀까지는 용품 후원사인 타이틀리스트의 김창균 매니저가 백을 멨고 이후 담당 캐디가 대회장에 도착하면서 후반 9개 홀을 함께했다. 스코어는 박현경·방신실 등과 함께 이븐파 공동 49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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