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득 과세 강화와 법인세 인상 등으로 대표되는 ‘이시바노믹스’의 영향으로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225가 30일 장중 5% 넘게 급락했다. 이달 27일 선출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자민당 총재의 경제정책을 둘러싼 경계감에 투자 자금이 대거 이탈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시바 신임 총재 선출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도쿄증시에서 닛케이평균은 전 거래일 대비 4.8% 내린 3만 7919.55엔으로 마감했다. 장 시작과 함께 낙폭을 키운 주가는 장 초반 3만 8000엔이 붕괴됐고 한때 5%(2000엔) 넘게 급락해 3만 7797.91엔을 찍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케이평균의 이날 하락 폭은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 첫 거래일로는 1990년 이후 최대다. 이날 하락은 ‘이시바표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그동안 금융소득 과세 강화와 법인세 인상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주식시장에서는 투자자·기업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일본 주식 매도세가 확산했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트레이드’ 반작용이 나타났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때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 기세를 올리자 ‘아베노믹스’가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 엔화 약세’로 선(先)반영됐는데 이시바 당선 이후 상승분을 반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27일 다카이치의 결선 진출 소식에 달러당 146엔까지 떨어졌던 엔화 가치도 이날 141엔대를 기록하며 엔화 강세를 보였다.
한편 금융소득 과세 강화 방침에 흔들리는 일본 증시를 두고 금융투자소득세가 본격 시행될 경우 한국 증시가 처할 현실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금투세 시행을 유예할지 여부에 대한 당론을 이르면 10월 4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거대 야당이 조속히 당론을 정해 증시 불확실성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덜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