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을 한 달가량 앞두고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이 토론에서 맞붙는다. 대선 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 ‘초박빙’을 이루는 데다 이번 토론이 대선 이전에 열리는 양당 후보 간 마지막 대결의 장이 될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월즈와 밴스는 1일 오후 9시(현지 시각, 한국 기준 2일 오전 10시) CBS방송 주관으로 뉴욕 CBS방송센터에서 90분간 논전을 벌인다. 각 후보는 사회자의 질문에 2분간 답변하며 이와 관련해 상대 후보에게 반박할 시간을 1분 주는 등 주요 규칙은 지난달 열린 해리스·트럼프 TV 토론과 비슷하다. 다만 앞선 대통령 후보 토론과 달리 한 후보가 발언하는 동안 다른 후보의 마이크가 켜져 있어 더 치열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CBS는 “사회자가 판단에 따라 마이크음을 소거할 수 있다”며 “후보 발언에 대한 (실시간) 팩트 체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후보는 이른바 ‘흙수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강성 진보와 강성 보수 색채로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밴스는 인플레이션 등 조 바이든 현 미국 행정부에서의 경제 상황을 비판하고 불법 이민자 문제를 부각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가 각종 유세에서 거론해온 월즈의 이라크 파병 기피 의혹을 비롯해 진보 성향 정책들의 성과에 대해서도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 월즈는 낙태권 보호와 총기 규제의 필요성 등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밴스에 대해서는 ‘아이 없는 캣 레이디’ ‘아이티 이민자의 이웃 반려동물 식용’ 등 논란이 된 과거 발언들을 집중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이 밖에도 서로의 정치·사회 경력과 관련해 흠을 잡는 고강도 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월즈와 밴스는 맞대결 전날까지 토론 준비에 총력을 기울였다. 월즈는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부 장관이 밴스의 대역을 맡은 모의 토론에 나서기도 했다. 밴스 역시 한 달 이상 대결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제이슨 밀러 고문 등의 압박 질문에 답하는 등 훈련을 거쳤으며 공화당 하원 원내수석부대표인 톰 에머 하원의원이 월즈의 대역을 한 연습도 진행했다.
부통령 후보 토론이 대선 판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해리스와 트럼프의 ‘2차 설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월즈와 밴스의 대결은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토론은 대선 전까지 촉박한 유세 일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양극화된 미국 사회가 상대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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