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시장이 활황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아시아 증시 자금의 향방이 바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의 상승 랠리에 올라타려는 글로벌 투자가들이 일본·동남아시아 등에 투자했던 자금을 빼내 중국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어서다. 다만 아직까지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않은 만큼 섣부른 투자는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주식의 강력한 반등은 일부 투자자들이 상승 랠리를 잡기 위해 서두르면서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투자가들은 중국 주식시장의 노출을 줄이는 대신 일본·동남아 등을 선호해왔다. 2021년 공산당의 ‘공동부유’ 정책을 시작으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봉쇄, 부동산 경기 위축, 미중 갈등 등 부정적인 이슈가 이어지면서 투자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외국 자금이 빠지면서 중국 증시는 장기간 침체기에 머물렀지만 최근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와 함께 ‘역대급’ 반등세를 보이자 외국 투자가들도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중국 주식의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다.
실제 지난주 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 등 주요 아시아 증시에서 외국인은 매도 우위(순매도)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BNP파리바의 경우 9월 첫 3주 동안 일본 주식에서 200억 달러 이상을 인출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과 동남아 주식을 선호하며 중국을 떠났던 자금이 최근의 경기 부양책 이후 방향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자금들이 중국을 피하면서 혜택을 입었던 아시아 주식들의 호황은 끝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에 대한 기대감이 과하다며 신중론을 제기한다. 현재로서는 정부가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중국 경제가 회복되지는 않은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근 분위기는 수년간의 낙폭을 일시적으로 돌리는 흐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상하이 헤지펀드인 그로인베스트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훙하오는 “중국의 증시 회복은 경제주체의 자신감을 강화하고 소비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것이 지속될지는 베이징이 앞으로 경기 부양 정책을 얼마나 잘 실행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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