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재표결을 실시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여당의 반대로 4일 최종 폐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곧바로 김건희 특검법 및 채 상병 특검법 재발의를 예고하면서 거대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 재표결에 이은 재발의까지 ‘정쟁 공식’이 무한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를 겨냥한 특검법 통과는 막았지만 여당 내부에서는 이탈표 발생으로 당내 분열이 커질 조짐이 보인다. ‘쌍특검법(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부결에는 큰 이견이 없지만 여당 안팎으로 이와 별개로 김 여사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최종 부결·폐기됐다. 김건희 특검법은 재석 의원 300명 중 찬성 194표, 반대 104표, 기권 1표, 무효 1표, 채 상병 특검법은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2표가 나왔다. 재의요구권이 행사된 법안의 경우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해서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여당에서 8명 이상의 이탈표가 요구된다.
정부를 겨눈 특검법 통과는 저지했지만 여당 이탈표 발생으로 당내 분열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검법 2건 모두 여당에서 최소 2표에서 최대 4표가량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당내에서는 우선 급한 불은 껐지만 향후 당정 갈등이 격화되면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이탈표를 둘러싼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탈표가 나왔다’는 지적에 “단일대오가 깨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재의요구 법안 3건 부결을 당론으로 확정하며 표 단속에 나섰다.
재표결 부결에도 야권에서는 ‘김건희 리스크’를 겨냥한 더욱 강력한 총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여당에서 이탈표가 나온 만큼 김 여사 문제를 키워 여권 분열을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특검법은) 당연히 재발의할 것이며 발의 시점은 국정감사를 진행하며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표 발생으로 당내 분열 조짐이 커지면서 여권 내부에서는 김 여사의 사과나 제2부속실 설치 등 김 여사 리스크 해소를 위한 해법 찾기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본회의 표결 이후 기자들과 만나 “법률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도덕적 문제가 있다면 사과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날 SBS 라디오에서 “(김건희 특검법의) 절차적 문제나 위헌성을 지적할 수 있지만 김 여사에 대한 윤리적·정치적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며 “제2부속실이든, 특별감찰관이든, 사과든, 수사든, 출구전략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추 원내대표는 김 여사 사과에 대해 “사과와 관련해서는 용산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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