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처음으로 유명 다이어트 업체의 모델로 선정된 개그맨 정형돈이 공개 다이어트에 나섰다. 정형돈은 최근 ‘세 끼 다 먹는데 운동 안 해도 된다는 다이어트’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에서 “20대 때 군대 가기 전 체중이 60㎏ 미만이었고 뚱보 캐릭터로 개그맨 시험 볼 때도 77㎏ 정도였는데 지금은 체중이 너무 많이 늘었다”고 토로했다. 현재 체중이 100㎏이라고 밝힌 정형돈은 “달걀 2개와 샐러드 소량을 먹고 하루에 2시간씩 러닝을 한 적도 있다”며 “그러나 짧은 기간 급격한 운동으로 아침에 머리가 핑 돌기도 하고 요요가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건강하게 감량하고 잘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다이어트 의지를 불태웠다.
어디 특정 연예인 뿐일까. 많은 사람들이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가 다시 체중이 증가하는 요요 현상을 겪곤 한다. 특히 굶다시피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거나 하루의 3분의 1을 운동에 투자하는 등 극단적인 다이어트 방식은 요요 현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런데 중년 이후 체중이 급격히 변하고 변동 폭이 크다면 조기 치매 발생 위험이 최대 2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류지원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교수와 윤형진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 등록된 40세 이상 65세 미만의 건강검진자 360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중년 이후 갑작스러운 체중 변화는 건강엔 적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급격한 체중 증가나 감소가 암, 심혈관질환, 당뇨병, 골다공증 등 다양한 중증 질환이나 치매 같은 인지장애와 연관성이 깊다는 점은 다양한 선행 연구들을 통해 입증됐다. 체중 변동이 클수록 사망률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연구들이 중년 이후 체중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일방향적 변화량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연구는 체중이 올랐다 내려가거나 반대로 감소했다 증가하는 사이클이 치매 유병률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했다는 차이점을 갖는다. 연구팀은 1~2년 간격으로 5회 이상 검진을 받은 수검자들을 10년간 추적 관찰했다. 체중 사이클의 변동 폭을 이전 체중 대비 3% 이상, 5% 이상, 7% 이상, 10% 이상의 네 구간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3% 이상 체중 변동 사이클을 경험한 그룹의 치매 발생 위험은 3% 미만 변동한 그룹보다 1.2배 높았다. 특히 체중 변동 폭이 10% 이상인 경우 치매 위험이 2배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치매가 발병한 평균 나이는 58세였다. 이는 조기 치매에 해당하는 연령대다.
10년간 변동 폭이 10% 이상인 체중 사이클을 2회 이상 경험한 그룹의 치매 위험은 2.5배까지 뛰었다.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가 25kg/㎡ 이상으로 높은 그룹은 BMI가 낮은 경우보다 체중 변동의 위험성이 더욱 컸다.
이번 연구는 체중이 빠졌다가 증가하는 요요 현상을 겪거나 체중 증가 후 급격하게 감량하는 등 체중 사이클이 크고 잦을수록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로 인해 조기 치매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류 교수는 “체중 관리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는 연구 결과”라며 “체중의 지나친 변동은 대사 스트레스 등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중년 이상에서는 적정한 체중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리서치&테라피(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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