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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깜짝 고용지표에 멀어진 '빅컷' 기대…엔·달러 149엔대로





9월 미국의 고용 증가 폭이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돌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서둘러 내릴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엔화 가치가 급락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연준의 빅컷(큰 폭의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한 데다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가 일본은행의 조기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양국 간 금리 차 확대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6일(이하 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149.02엔까지 오르며 ‘달러 강세, 엔화 약세’ 흐름을 보였다. 이날 나온 미국의 9월 비농업 일자리 지표가 미국의 금리 인하 및 빅컷 기대감을 낮추면서 엔화 매도의 방아쇠를 당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노동부는 9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5만 4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 3월(31만 명)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9월 실업률은 4.1%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고 전문가 예상치(4.2%)도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경제활동이 4분기 들어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하는 지표라고 해석하며 “경제에는 좋은 소식이지만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표 발표 전 달러당 146엔대를 오가던 엔화 가치는 발표 직후 149엔대로 급락했다.



일본이 3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고 금융 정상화(금리 인상)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피벗(금융정책 전환, 금리 인하)과 맞물린 엔화 강세를 점쳐왔다. 그동안 엔저를 초래한 것이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를 이용한 캐리 트레이드(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고금리의 달러 자산에 투자)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양국 금리 차가 좁혀지면 엔화 매도가 진정돼 엔저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엔화 가치 상승을 노린 자금이 몰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비상업 부문(투기·투자) 엔 선물·옵션 매수액은 9월 24일 8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이 바뀌고 일본의 통화정책에도 변화가 감지되면서 다시 반대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금리 인상을 지지했던 이시바 총리가 태도를 바꿔 ‘지금은 금리를 올릴 환경이 아니다’라며 조기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를 인용해 “이시바 총리의 발언으로 당장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허들이 높아졌다”며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강해져 ‘엔화 매도, 달러 매수’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연일 긴장감이 고조되는 중동 정세 역시 달러 매수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달러 강세를 유도하는 만큼 엔화의 상대적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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