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 박람회인 ‘바이오 재팬(BIO JAPAN) 2024’가 9일 개막했다. 일본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집중돼 있는데다 한국과 지리적인 접근성이 높아 중요한 시장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100여 개 기업이 출동해 혁신 기술을 선보이며 네트워크를 확장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일본 바이오협회 등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이날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일본 퍼시피코 요코하마 내셔널 컨벤션홀에서 열린다. 의약품·헬스케어·식품 등의 분야에서 최신 연구 동향을 발표하고 세미나·파트너링을 통해 기업 간 확대를 지원한다.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 약 1480곳이 참여하며 관람객은 1만 5000명 이상이 다녀갈 전망이다. 200개의 비즈니스 미팅룸에서는 2만 2000건 이상의 미팅이 이뤄진다.
한국에서도 129개 기업이 홍보 부스를 꾸미거나 비즈니스 파트너링 미팅을 마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즈니스 미팅룸에 부스를 마련하고 잠재 고객 확보를 위한 실무자 미팅을 진행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처음으로 일본을 찾아 고객사 확보에 나섰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건립 중인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을 소개하는 홍보부스를 꾸렸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도 홍보부스를 마련해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알렸다.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미국 의회의 ‘생물보안법’ 제정에 따라 제2의 거래처를 찾는 아시아 기업을 공략할 방침이다. 신약 개발 기업인 에이프릴바이오는 다이이찌산쿄, 다케다 등 항체·약물접합체(ADC) 강자가 많은 일본에서 ADC 지속형 재조합 단백질(SAFA) 플랫폼에 대한 기술 수출과 공동 개발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도 후지필름, AGC바이오로직스, 아지노모토 등이 CDMO 경쟁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후지필름은 올해 1월 덴마크에 유럽 최대 규모의 CDMO 공장을 완공하면서 2025년 기준 최대 생산량 75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후지필름 관계자는 “토야마시에 건설하고 있는 생산시설에는 ADC만을 위한 시설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GC바이오로직스도 약 3억 5000만 달러(4600억 원)을 들여 요코하마에 바이오 의약품 CDMO 생산시설을 확장한다.
중국에서는 42개 기업만 참석했다. 57개 기업이 출동한 대만보다 적은 규모다. 주요 기업들 중에서는 우시앱택과 우시바이오로직스만 부스를 마련했다.
이번 바이오재팬에서는 ‘글로벌 협업’이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특히 일본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우에노 히로아키 일본제약공업협회장은 “일본 제약시장의 성장성이 제한적이 상황에서 글로벌 파트너와의 비즈니스와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츠카모토 요시아키 일본바이오협회 전무이사는 “한국 기업들은 일본 기업들보다 (사업 진행이) 훨씬 빠르고 해외에서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일본 기업과 한국 기업이 협업해 서로가 윈윈관계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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