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선거인단 19명이 걸린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를 놓고 유세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을 찾아 유세를 펼치고 민주당의 슈퍼스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원 사격에 나선다. 지난 열 두번의 미국 대선 중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한 후보가 당선된 경우가 열 번에 달할 정도로 펜실베이니아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8일(현지시간) 공화·민주 양당의 선거 캠프 등에 따르면 이번 주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트럼프의 유세와 더불어 바이든 대통령과 오바마의 방문, 트럼프를 반대하는 공화당 유명 여성 인사들의 담화 등 대선 관련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트럼프는 9일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과 레딩에서 유세를 펼치는데, 스크랜턴은 바이든이 10살까지 살았던 고향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지만, 한때 탄광 산업으로 크게 번창했던 도시가 쇠퇴한 이후 백인들 사이에서 트럼프 지지세가 크게 확장됐다. 이를 기반으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한 최초의 공화당 후보가 될 수 있었다.
정치적 영향력과 대중적 인기를 갖고 있는 오바마는 10일 피츠버그에서 해리스 지원에 나서 사전 투표를 독려할 예정이다.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트럼프 전 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일했던 앨리사 파라 그리핀, 캐시디 허친슨, 사라 매튜스 등 공화당의 유명 여성 정치인들도 9일 몽고메리카운티에서 트럼프에 반대하는 ‘노변 담화’를 연다. 미국의 유명 선거 분석가인 네이트 실버의 모델에 따르면 해리스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길 경우 88.8%, 트럼프가 이길 경우 92.4%의 확률로 대선에 승리한다. 대선의 ‘키스톤(keystone·핵심) 스테이트’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를 둘러싼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미디어를 통한 장외 설전도 거칠어지고 있다. 그간 인터뷰를 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해리스는 대선 한 달여를 남기고 주요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과 토크쇼, 또 팟캐스트 등에 잇따라 출연해 트럼프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편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때 바이든 정부의 친(親) 이스라엘 정책에 반발해 ‘지지 후보 없음’ 투표를 독려했던 친 팔레스타인 유권자 단체가 이날 해리스에 대한 사실상의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아랍계와 진보파로 구성된 ‘언커미티드 무브먼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면서 “우리도 그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아랍계의 이같은 표심 변화는 펜실베이니아와 함께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미시간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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