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에 참여했다가 약물이상반응 등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하거나 숨진 사례가 최근 5년간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보면 올 들어 ‘예상하지 못한 중대한 약물이상반응(SUSAR)’으로 8월말까지 480명이 입원했으며 41명이 숨졌다. 지난해는 621명이 SUSAR로 입원했고 61명이 숨졌다.
제약사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반드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특히 서울이 전 세계적으로도 임상시험이 활발한 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SUSAR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19년에 비해 80% 늘었고 입원자는 143% 증가한 것이다. 올해도 이미 2019~2021년 연간 수치를 웃도는 것은 물론 2022년과 비슷하다. 연도별로 보고된 임상시험 부작용에 따른 사망 및 입원 건수는 2019년 34건(입원 256건), 2020년 33건(입원 298건), 2021년 35건(입원 426건), 2022년 42건(입원 466건), 2023년 61건(입원 621건)이다.
지난 5년간 보고된 임상시험 부작용 사망 사례 246건에서 파악된 이상 반응 현황을 보면 폐렴이 100건으로 가장 많았다. 타 병원에서 사망 및 자택에서 사망(고독사 등) 후 유가족에게 연락이 닿지 않는 등 원인불명의 사망 사례가 27건, 호중구 감소증 및 출혈 등 혈액 관련 사망 사례가 23건, 패혈증이 21건이었다.
이 기간 SUSAR로 인한 사망 사례를 가장 많이 보고한 기업은 한국아스트라제네카였다. 이어 한국로슈, 한국화이자제약 등 순이었다. 다국적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의 한국지사인 아이콘클리니컬리서치코리아, 파머수티컬리서치어소시에이츠코리아, 한국아이큐비아가 뒤를 이었다.
서 의원은 “증가 추세인 임상시험 이상반응에 따른 사망·입원 건수가 매우 우려된다"며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식약처가 참여자 안전을 담보할 특단의 대책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식약처 측은 이와 관련 “보고된 SUSAR은 시험약과의 관련성 뿐 아니라 환자의 기저 질환이나 질병 경과, 병용 약물 등 여러 요소가 복합돼 나타날 수 있다”며 “지속적 추가 평가 결과에 따라 SUSAR 대상이 아닌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임상시험 건수 자체가 늘고 있고 SUSAR 관련 보고의 95% 이상이 항암제 투여 환자군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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