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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너구리 수십 마리가 집 포위" 도움 요청한 美 여성… 이유는 '밥' 챙겨줘서?

AP통신·가디언 등 외신 美 워싱턴주 여성 사례 보도

"수십 년 전부터 먹이 줬는데 최근 갑자기 몰려와"

미국 워싱턴주 폴스보에 거주하는 여성 집 근처에 나타난 라쿤들. AP연합뉴스




미국에서 한 여성이 수십 년 전부터 야생 라쿤(미국너구리)에게 먹이를 주다가 집 근처에 수십 마리의 라쿤이 몰려와 911에 도움을 요청한 사연이 화제가 됐다. 미국에서 911은 우리나라의 112·119처럼 각종 범죄, 재난 및 응급 상황 대응을 담당한다.

9일(현지시간) AP통신·가디언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 폴스보에 사는 한 여성은 최근 야생 라쿤 수십 마리가 자신의 집을 포위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관계 당국에 신고했다.

이 여성은 수십 년 전부터 야생 라쿤에게 먹이를 줘 왔는데 그동안 별 다른 문제가 없다가 최근 갑자기 많은 라쿤들이 집 주변에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라쿤들이 모여들자 여성 집 근처에 사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왔다.



키챕 카운티 보안관실 케빈 배카티 대변인은 "이 여성이 먹이를 준다는 것이 라쿤 마을에 소문이 났는지 라쿤들이 먹이를 기대하며 그 집으로 계속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쿤들은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해 먹이를 요구하고 여성을 계속 쫓아다녔다"며 "여성이 차를 세우면 라쿤들이 차를 에워싼 뒤 차를 긁어댔고, 현관문에서 차로 이동할 때도 이 여성을 에워쌌다"고 전했다.

현장에 출동한 보안관실 직원들은 수십 마리의 라쿤들이 여성의 집 주변에 모여 있는 모습을 영상에 담고, 라쿤들을 포획했다.

여성의 집 근처로 많은 라쿤들이 모여든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워싱턴주에서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곰이나 퓨마와 같은 대형 육식 동물의 경우에는 불법이지만 라쿤의 경우는 불법이 아니다. 다만 당국은 라쿤이 사람에게 질병을 옮기거나 라쿤에게 주는 먹이가 코요테나 곰 같은 다른 육식 동물을 유인할 수도 있다는 이유로 먹이를 주는 것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주 야생동물국에 따르면 결국 이 여성은 라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중단했고, 여성 집 주변에 모였던 라쿤들은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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