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이 림프종 환자에 대한 카티·키메라 항원수용체(CAR-T 세포) 치료를 시행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같은 사례는 경인 지역 최초로 CAR-T 치료가 필요한 더 많은 환자들에게 유용한 치료법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8월 65세 여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카티 항암치료를 시행해 최근 PET-CT 검사에서 환자의 림프종이 완전관해된 것을 확인했다.
환자 A씨는 2020년 암세포가 전신에 퍼져있는 4기 림프종을 진단받았다. 이후 약 3년 만에 림프종이 재발해 2023년 9월 항암치료를 시행했고, 올해 1월에는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7월 다시 림프종이 재발해 의료진은 A씨를 CAR-T 치료 대상으로 선정했다.
CAR-T 치료는 환자가 보유하고 있는 면역세포(T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이다.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만을 채취해 암세포를 찾아내는 물질인 CAR을 장착해 유전자 변형을 거친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치료 방식이다.
화학항암제나 표적항암제 등 외부 물질을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이 아닌, 환자의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해 사멸시킨다. 기존 치료에 불응하거나 재발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25세 이하의 B세포 급성림프모구백혈병 등 환자가 적용대상이다.
가천대 길병원은 CAR-T 세포치료를 위해 지난해 전 병상 1인 무균실로 배정된 조혈세포이식병동을 개소하고, 이어 올해 3월 식약처 인증을 받은 GMP 시설을 포함한 CAR-T 세포치료센터를 완공한 바 있다.
이재훈 혈액내과 교수는 “CAR-T와 같은 면역치료는 지난 30년 간 많은 발전을 이뤄 2017년 미국에서 최초 승인 후 2022년 국내에서 급여 적용되는 등 치료법을 찾지 못한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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