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하려는 중국이 멕시코에 투자한 규모가 정부 집계를 뛰어 넘는 130억 달러(17조 5266억 원)에 이른다는 조사가 나왔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의 컨설팅 업체 로디엄의 집계 결과 최근 몇 년간 중국의 대(對) 멕시코 투자 건수는 700건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액과 투자 건수 모두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컨설팅 업체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 멕시코는 중국의 누적 투자액이 12억 달러(약 1조 6200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고 중국 역시 멕시코 투자 규모가 17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두 수치 모두 민간 업체가 파악한 것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중국은 미국이 부과하는 고관세를 피하기 위해 멕시코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당초 알려진 것보다 중국의 멕시코 투자는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로디움 그룹은 “멕시코에 대한 중국의 와국인직접투자(FDI)는 공식 통계에 나타난 것보다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중국은 연평균 13건의 멕시코 투자를 해왔고 2020년까지 매년 투자 금액은 10억 달러에 이른다. 특히 미국이 주시하고 있는 자동차 분야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 지난해의 경우 자동차 분야가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부흥에 나선 미국이 USMCA(미국, 멕시코, 캐나다 무역협정)을 손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예수 시드 주(駐)중국 멕시코 대사는 “멕시코 입장에서 미국과 중국이 각각 1·2위의 교역 파트너라는 점에서 양국 긴장은 (멕시코에)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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