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직후 X(옛 트위터)에 그의 사칭 계정 게시물이 등장해 일부 해외 언론이 이를 인용까지 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계정은 사라졌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날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직후 한강 작가를 자칭하는 X의 한 계정이 빠르게 팔로워 수를 늘렸다. 2015년 12월 만들어진 이 계정은 계정주인을 ‘작가, 공식 계정’, ‘한국 거주’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한강 작가의 이름 알파벳은 ‘HanKang’이지만, 이 계정은 ‘HangKangOffic’를 썼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결정되고 7분 후 이 계정은 노벨상 공식 계정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고맙다”는 게시물을 올렸고, 이후 또 한 차례 “말이 안 나온다. 고맙다”고 썼다. 이 두 건의 게시물은 이후 400만 이상 조회됐고, 이 계정의 팔로워 수는 2만을 넘어섰다. 아사히는 영국 일간 가디언이 한때 이 글을 인용해 기사를 썼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강 작가의 작품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를 출간한 한국 출판사가 이후 “한강 작가는 특별히 SNS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문제의 계정이 공식 SNS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11일 자정이 지나자 해당 계정에는 “이 계정은 이탈리아인 저널리스트가 만든 가짜입니다”라는 새로운 글이 올라왔고, 이용자 이름도 변경됐다. 아사히는 “이 언론인은 과거에도 가짜 계정으로 팔로워를 늘리는 행동을 반복했다”며 “지난해에도 노벨문학상을 받은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로 위장한 바 있다”고 전했다. 해당 언론인은 지난해 위장 SNS에 대해 “미디어의 약점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서”라며 “지적인 게임”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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