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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시설 타격 '중간 강도'…이스라엘, 이란 보복 수위 가닥

바이든·네타냐후 통화 후 합의

내주 국방장관회담서 세부 협의

'전면전 치닫지 않는 수준' 전망

이란, 주변국에 “이 도우면 보복”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에서 긴급 대피한 튀르키예 국민들이 11일(현지 시간) 해군 함정을 타고 튀르키예 메르신주 항구에 도착한 가운데 한 여성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임박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전화 통화 이후 보복 수위에 대한 의견이 조율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로서는 전면전으로 치닫지 않는 ‘중간 강도 수준의 보복’에 그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11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전화 통화 이후 양국은 중동 지역의 전략적 도전에 대해 전반적으로 비슷한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통화가 1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 이후 이어진 양국 간 대(對)이란 보복 논의의 절정이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복 수위를 놓고 입장 차를 보여온 양국이 어느 정도 합의를 이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다음 주 중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당초 갈란트 장관은 이달 9일 미국을 방문해 해당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방문 직전 계획을 연기하면서 만남이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공군의 공격 능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직접적인 교전을 일단락 짓는 신호를 보내는 선에서 보복 수위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거론됐던 핵 시설이나 정유 시설 타격보다는 군사 시설을 겨냥하는 ‘중간 강도’의 보복 시나리오를 선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란의 대응 수위가 관건이다. 이란은 여러 채널을 통해 이스라엘이 공격할 경우 재보복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복수의 중동 당국자를 인용해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을 포함한 중동 산유국들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영토나 영공 통과를 허용한다면 이란으로부터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 국가는 미국 측에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시 자국의 영공 사용을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국가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만큼 자칫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중동 전문가 조너선 패니코프는 “(미국이) 이스라엘이 신중하고 세밀하게 조정된 대응을 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에서 걸프 국가들의 우려가 핵심적인 고려 사항이 됐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보복이 핵 시설을 향할 경우 핵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정치 고문인 라술 사나에이라드 준장은 앞서 “일부 정치인들은 벌써 (이란의) 핵전략 정책 변화 가능성을 제기했다”며 “그런 행동(이란 핵 시설 공격)은 지역적으로나 세계적으로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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