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이 기상관측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올여름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2018년 이후 6년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자는 작년 여름에 비해 31.4%나 늘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 수도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13일 2024년 여름철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를 집계한 결과 올해 온열질환으로 3704명이 응급실을 찾았으며 이로 인한 추정 사망자는 34명이라고 밝혔다. 환자, 사망자 모두 21세기 최악의 살인적 폭염이 휩쓸었던 2018년의 4526명, 48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질병청은 기후변화로 올여름 극심한 폭염이 닥쳤던 여파가 온열질환자 증가로 이어졌다고 해석했다. 올 6~8월 전국 평균기온은 25.6도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가장 높을 뿐 아니라 평년 기온을 1.9도 웃돌았다. 열대야 일수도 평년 대비 13.7일이나 많은 20.2일로 역대 최장 기록이다. 폭염일수도 24일로 역대 세 번째로 많다.
실제 온열질환자가 가장 몰렸던 시기도 폭염이 절정을 이뤘던 8월 초순으로 전체의 28.2%를 차지했다. 이 기간 사망자도 15명으로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44.1%에 이르렀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사망자 가운데는 80세 이상이 10명(29.4%)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60대 이상 노년층 사망자가 23명으로 전년대비 14.8% 줄어든 반면 60대 미만 사망자는 11명으로 120%나 급증하며 젊은 층도 폭염 피해를 크게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온열질환자를 성별로 분류하면 남녀 각각 78.5%, 21.5% 남성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716명(19.3%)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678명(18.3%), 40대 538명(14.5%), 30대 478명(12.9%), 70대 434명(11.7%) 순이었다.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의 30.4%다. 인구 10만 명당 신고환자 수 80대 이상 고령층이 15.4명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 767명, 전남 407명, 경남 377명, 경북 290명, 충남 244명 순으로 높았으며 인구 10만명 당 신고환자 수는 전남 22.7명, 제주 18.3명, 전북 13.0명, 충북 12.3명 순이었다. 질환별로는 열탈진이 55.6%로 가장 많았고, 열사병 19.8%, 열경련 15.0%, 열실신 8.2% 순이었다. 온열질환 발생 장소는 실외가 실내보다 3.7배 많았으며 직업 가운데는 단순노무종사자가 25.6%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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