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임현택 전 회장 탄핵에 따른 후임 선출 전까지 집행부 공백을 메울 비상대책위원장 후보 등록을 12일 마감한 결과 4파전으로 압축됐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전공의·의대생의 목소리를 중시하면서 의료계가 화합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각기 다른 방식의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임 전 회장 탄핵 과정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전공의들은 이번 비대위원장 선출 과정에서도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비대위원장 선거 후보 등륵을 마감한 결과 박 부회장과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이 입후보했다. 비대위원장을 뽑기 위한 투표는 13일 오후 3~8시 투표권 있는 대의원 총 24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같은 날 8시20분부터 1시간 동안 결선투표를 한다.
이들 후보자는 이날 오후 8시 의협 회관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당선 후 활동 계획을 제시했다. 네 후보 모두 의정갈등 핵심인 전공의와 의대생을 의식한 모습이 역력한 가운데 이들의 목소리를 의사결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박 부회장은 “정부의 독단적 행정으로 인한 의료 파탄이 계속되고 있고 전공의·의대생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비대위 운영에 전공의, 의대생 견해가 중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솔로몬의 재판처럼 마치 아이를 칼로 베어서라도 가지고 가겠다는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독단적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면 어떤 협의체를 운영하더라도 결국 의료파탄이라는 시한폭탄은 터질 것이고, 그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 명은 이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며 공개 지지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박 교수는 신뢰를 바탕으로 젊은 의사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경파로 꼽히는 이 회장은 “여야의정협의체가 일방적으로 출발했다”며 “일부 단체가 협의체에 일방적으로 참여한데 대해 현장의 전공의들과 회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와 협상이 중요하지만, 협상은 우리에게 힘이 있을 때 가능하다”며 “매주 서울시청 앞에서 전공의, 의대생 등과 함께 하는 의료농단 저지 규탄 집회와 대통령실 앞 거리에서 지난 1년간 해온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회장은 공약으로 의료계의 여야의정협의체 탈퇴를 제시했다. 그는 “의료계는 전공의 단체가 무의미하다며 반대한 협의체에서 철수해야 한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여서 협의체에서 철수를 가장 먼저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전공의·의대생 의견을 먼저 물은 후에 회원 투표를 할 것이고, 사직 전공의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대입 정시모집 시작 전에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의대 정원 증원분 축소를 위해 수시모집에서 충원하지 않은 인원을 정시모집으로 이월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황 회장은 “12월 말 정시가 시작하기 전 마지막 기차가 남아있고, 그 전에 뭔가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12월 1일에 서울 시내에 집회 장소를 이미 잡아놨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에서 가장 중요한 전공의와 의대생과 함께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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