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이달 17일(현지 시간)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 ECB의 10월 금리 인하는 한 달 전만 해도 거의 가능성이 없었지만 최근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ECB가 유럽 경제가 위축 압박을 받지 않는 수준까지 금리를 낮추기 위해 2025년 말까지 완화 속도를 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비드 파월 블룸버그이코노믹스(BE) 유로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10월과 12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ECB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기존 연 3.75%에서 3.50%로 인하하며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 2연속으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낮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피터 카지미르 슬로바키아 중앙은행 총재는 9월 통화정책회의 이후 “(10월 통화정책회의까지) 새로운 정보는 거의 없다”며 “(금리 정책 변화는) 12월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CB는 6월 역대 최고 수준이던 기준금리(연 4.50%)를 0.25%포인트 낮추며 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최근 민간 부문에서 경기 위축 신호가 감지되자 ECB는 추가 금리 인하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9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5.0으로 올해 들어 계속 경기 위축을 나타내는 50선 아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통화정책위원들은 경기 둔화에 대응해 인플레이션에 관한 신중한 태도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경기 둔화 우려와 더불어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되고 있는 점도 ECB의 금리 인하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1.8%로 전월(2.2%)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CPI 상승률이 ECB 중기 목표치인 2% 미만을 기록한 것은 3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ECB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예금금리가 연말까지 3%, 내년 말까지 2%로 떨어지면서 중립금리 영역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중립금리란 경제 성장을 자극하거나 둔화시키지 않는 수준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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