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외래 관광객 유치 목표를 채우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며 “대신 우리 국민의 국내관광이 잘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충청남도 주최의 '2025∼2026년 충남 방문의 해 선포식’에 참석해서 축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올해 외래 관광객 2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했지만 결국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인식한 것이다. 2023~2024년은 우리 정부가 정한 ‘한국 방문의 해’이기도 하다.
유 장관은 “오늘 이 자리는 아주 중요하다. 충청남도가 ‘충남 방문의 해’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살피기 위해 왔다”고 설명하면서 “올해 외래 관광객 유치 목표를 2000만 명으로 잡았는 데 아마 이달까지 1300만~1400만 명에 그치면서 올 연말까지 목표를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히려 국민들이 해외로 나가는 인원이 연간 2800만 명이나 된다. 또 국민들이 나가서 쓰는 금액이 40조 원이나 돼 관광적자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여름부터 집중적으로, 제발 해외보다는 국내 관광을 해주시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데 아마 첫 포문이 ‘충남 방문의 해’ 선포식인 이 자리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10월부터 12월까지 ‘여행가는 가을’로 정해 다양한 국내 여행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여행객들에게 숙박할인권 최대 58만장, 근로자 휴가지원, 워케이션 지원 등이 제공된다.
유 장관은 “사람들에게 국내 관광의 어려움이 뭐냐고 물어보면 결국 교통이나 숙박, 볼거리, 살거리 이런 기본적인 것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한다”며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지역 단체장 분들과 힘을 합쳐 현장의 어려움이 해소되고 국내 관광이 잘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8월 방한 외래 관광객은 총 1067만 명에 그쳤다. 대신 같은 기간 우리 국민의 해외 관광객은 무려 1888만 명이나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관광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외래 관광객 유치 어려움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대규모 관광 적자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는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에 질의에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내국인들의 해외로의 여행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을 뿐 아쉽게도 기대할 만한 대답은 내놓지 못했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지난 1월부터 공석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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