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30일 이내 가자 지구에서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에 변경이 있을 것이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의 요구를 진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13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공동 명의로 이스라엘 국방 및 외교부 장관에서 서한을 보내 30일 이내 가자지구내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제안한 구체적인 조치는 △최소 트럭 350대 분량의 지원 물품 가자지구 내 반입 허용 △추가 통행로 개방 △인도 지원 관련 장소 및 이동에 대한 보안 강화 △작전상 불필요한 지역에 대한 대피 명령 취소 △가자지구 북부의 고립 종식 등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군사 지원에 관한 미국의 정책과 법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 안보 각서 20(NSM-20) 등은 안보 지원 시 국제 인도법 등에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국무부 대변인 매튜 밀러는 “법률에 따라 미국은 미군 지원의 수혜자가 미국의 인도적 지원 제공을 임의로 거부하거나 방해하지 않는지 평가하고 확인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미국은 가자 지구 안으로 인도적 지원을 반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에 의한 추가적인 변화를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군사 지원 등이 위축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브라운대학교 보고서 등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공격 이후 이스라엘에 최소 179억 달러의 군사 원조를 해왔다.
미국 정부의 압박은 이스라엘이 최근 가자지구 북부를 겨냥한 공세를 재개하면서 인도주의 위기가 한층 더 고조된 상황에서 나왔다. 이 지역 주민들은 1년이 넘는 전쟁 탓에 식량, 연료, 의약품, 깨끗한 물 등 필수품 부족에 고통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를 완전히 고립시켜 하마스를 굶겨 죽이는 극단적인 군사작전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미국의 요구를 이스라엘 정부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문제를 풀기 위해 일시적 휴전 등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해왔으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미국의 무력함’만을 강조해왔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만 하고 통제는 하지 못하고 있는 이런 과정에서 미국 내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인 아랍 및 무슬림계 유권자의 민심도 흔들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분석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 정부가 보낸 서한을 검토하고 있으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서한에서 제기된 우려들을 우리의 미국 측 카운터파트들과 함께 대처할 것”이라며 변화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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