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역사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 보물 지정

국가유산청 "통일신라~고려의 양식적 특징 두루 확인"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 모습. 사진 제공=국가유산청

천년 역사의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이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경상북도 포항시 소재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보경사 오층석탑은 포항 보경사 경내 적광전 앞에 위치한 높이 약 4.6m의 석탑으로, 단층기단 위에 5층의 탑신석(몸돌)과 옥개석(지붕돌)로 구성된 탑신부가 있다. 상륜부는 노반석과 복발석으로 이뤄져 있다.

국가유산청은 “1588년 사명대사 유정이 지은 ‘내연산보경사금당탑기’의 기록에 고려 현종 14년(1023년)에 사찰에 탑이 없어 청석(靑石)으로 5층탑을 만들어 대전 앞에 놓았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탑은 1023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탑의 1층 탑신석 정면에는 석탑 내부에 사리가 모셔져 있음을 의미하는 문비형과 자물쇠, 문고리 조각이 선명하게 표현됐다. 통일신라의 석탑과 승탑에서 시작돼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계승된 사리신앙의 상징으로, 사리를 섬기며 부처님의 가르침과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층과 2층 옥개석 하부에는 물끊기 홈이 있다. 1층 탑신석에 문비형과 자물쇠를 새긴 조각기법과 더불어 1010년에 건립된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보물)과 1031년에 건립된 ‘칠곡 정도사지 오층석탑’(보물) 등에서도 확인되는 형태다. 통일신라에서 시작돼 11세기까지 이어진 고려전기 석탑의 양식적 특징이다.

국가유산청은 “조성 시기에 대한 기록이 명확하고, 11세기 석탑의 전형적인 조영 기법과 양식 등이 잘 나타나 있어 역사적, 학술적으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