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사망으로 가자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 안보 당국이 하마스 수장을 잡기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입했지만 정작 신와르를 사살한 것은 이스라엘 훈련부대로 알려진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군 당국에 따르면 한 훈련부대가 지난 16일 가자지구 남부도시 라파의 탈 알술탄 지역에서 통상적 순찰을 하던 중 하마스 전투원들과 마주쳤다. 이 부대는 드론(무인기) 지원을 받으며 교전에 들어갔고 결국 3명을 살해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3명이 숨어있던 건물은 전투 중 무너졌고 이후 건물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시신 한 구가 신와르와 흡사하다는 점을 이스라엘 병사들이 알아채 지휘관에게 알렸다. 이후 초기 DNA 검사를 진행했고 사망자 중 1명이 신와르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CNN은 이와 관련 “치과 기록은 이스라엘이 신와르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신와르가 살인 혐의로 이스라엘에서 20년 이상 감옥에 있었기 때문에 그의 생체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치아 확인은 비교적 빨리 진행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신와르를 발견한 곳은 당초 이스라엘군이 예상하지 못한 장소로 평가된다. 이스라엘과 미국 정보당국은 신와르가 암살 위험을 피하려고 깊은 땅굴 속에 이스라엘인 인질들과 함께 머물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교전 지역에 인질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NYT는 “교전지에서 폭발 장치가 널려있었고 무장 세력과 함께 돈과 무기들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스라엘 군인들은 그(사망자의)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고 신분증을 발견한 후에야 신와르를 잡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신와르의 죽음은 치밀한 계획이 아닌 우연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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