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전 관장이 18일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적십자 인도장 금장’을 수상했다. 홍 전 관장은 40여 년간 한센인을 돕는 등 재난 구호와 사회봉사 관련 기부를 실천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에 상을 받게 됐다. 적십자 인도장 금장은 인도주의 이념 구현과 적십자 사업 발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창립 119주년 기념식에서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하고 적십자 사업 발전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게 상을 수여했다.
대한적십자사는 “1990년부터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으로서 봉사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훈련비 지원과 재난 구호 및 사회봉사 관련 기부로 나눔을 실천해온 공로로 홍 전 관장에게 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홍 전 관장은 40년 넘게 한센병 환자 거주 지역인 경기도 의왕의 ‘성(聖)라자로마을’을 찾아 조용한 선행을 베풀고 있다. 1980년 여성 불교 신자들의 모임인 불이회 주관의 한 강연에서 한센병 환자들이 쓴 약을 먹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환자들이 사는 곳을 파악해 약과 함께 먹을 설탕을 트럭에 한가득 실어 성라자로마을로 보낸 것이 시작이었다.
1981년부터는 마을을 직접 찾아 한센인들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참기름·식용유·햄·과일 등 선물을 전달해왔다. 홍 전 관장은 공용 화장실 개축에도 수억 원을 후원했다.
그는 2016년 출범한 대한적십자사 고액 기부자 모임이자 미국·영국 등 주요 선진국 적십자에서도 각각 운영 중인 한국 ‘레드크로스 아너스 클럽’ 창립 회원이다. 레드크로스 아너스 클럽은 해외 적십자와의 교류를 통해 국내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대한적십자사의 인도주의 사업을 알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홍 전 관장은 대한적십자사가 주최하는 바자회에도 10년 이상 꾸준하게 참여하며 직접 옷을 판매하는 ‘일일 점원’으로 활약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도 홍 전 관장과 함께 적십자 인도장 금장을 수상했다. 1993년 시각장애인 보조견 개념을 국내에 도입하고 현재까지 300마리의 안내견을 양성해 시각장애인에게 무상으로 기증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편 이번 기념식 행사에서는 임영자 적십자 봉사원이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임 봉사원은 5만 8000시간 동안 지역사회에서 봉사를 실천하며 지역사회 복지 증진에 헌신한 공을 인정받았다.
또 37년간 기부와 봉사에 힘을 쏟아 누적 기부액이 43억 원에 달하는 김영자 승산나눔재단 이사장이 국민훈장 목련장을, 749회에 이르는 헌혈로 생명 나눔을 실천한 황의선 씨가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적십자 봉사원 홍준길 씨, 2006년부터 누적 126억 원을 기부한 은행연합회 등에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 공로로 국민포장과 대통령 표창 등 정부포상 총 27건이 수여됐다.
이 밖에도 자원봉사나 청소년 적십자 활성화 등 공로로 98명이 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 보호에 힘쓴 4만 3722명이 적십자 포장·표창을 받았다.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 유공 정부포상은 올해 처음으로 수여되는 것으로 이전까지는 장관 표창이 최고 영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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