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003550) 회장이 올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절박감을 갖고 과거 관성을 떨쳐내자”고 강조했다. 무역 전쟁과 경기 침체 속에서 LG 주력 계열사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위기 극복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구 회장이 해법으로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만큼 사업 재편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G그룹은 구 회장이 27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올해 첫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LG 78주년 창립기념일에 열린 이번 회의에는 LG전자(066570)와 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051910)·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했다. LG그룹은 통상 분기에 한 번 사장단 회의를 진행한다.
구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하던 2017년 구본무 선대회장이 발표한 신년사에서 ‘경쟁 우위 지속성을 유지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하지만 그동안 경영 환경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일어난 반면 우리의 사업구조 변화는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 회장은 “모든 사업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더더욱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 ‘진입장벽 구축’에 사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자본의 투입과 실행의 우선순위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혁신을 위해 과거 관성을 타파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일부 사업의 경우 양적 성장과 조직 생존 논리에 치중하며 경쟁력이 하락해 기대했던 포트폴리오 고도화의 모습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절박감을 갖고 과거의 관성, 전략과 실행의 불일치를 떨쳐내자”고 했다.
구 회장이 평소보다 강도 높게 위기의식을 주문한 배경에는 주력 사업의 정체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이 빠른 변화를 강조함에 따라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적극 육성하는 사업 재편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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