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후 전국적으로 아파트 공급 부족의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연말까지 25개 지역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에 올해가 가격 급등 전 신축 아파트 입성을 노려볼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전국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25곳 총 2만 523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풀릴 예정이다. 이달 1순위 청약이 완료된 단지를 제외하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14곳에서 1만 2792가구가, 지방은 11곳에서 1만 2440가구가 청약 시장에 나온다.
서울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운대 역세권을 개발해 공급하는 ‘서울원 아이파크’(1343가구)가 다음 달 분양된다. 삼성물산도 11월에 방배6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원페를라’(465가구)를 공급한다.
경기권에서는 9개 단지 7617가구가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우미건설이 경기도 오산세교2지구에 ‘오산세교 우미린 센트럴시티’(1136가구) 분양에 나서며 25일 견본주택 문을 연다. 같은 날 현대건설은 평택시에서 합정주공을 재건축해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평택역 센트럴시티’(599가구)의 견본주택을 개관한다. 지방에서는 충남 지역에서만 7개 단지, 7852가구의 분양이 계획돼 있다. 주요 단지로 GS건설이 천안시 서북구 성성8지구를 개발해 분양하는 ‘성성자이 레이크파크’(1104가구)와 포스코이앤씨가 충남 아산시 아산탕정지구 도시개발지구에 분양하는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 3차’(975가구) 등을 꼽을 수 있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휘트니스센터와 도서관 등 내부 커뮤니티 시설이 있어 삶의 질이 높고, 수요가 많고 거래가 활발해 환금성이 소규모 단지보다 좋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1~10월(23일 기준) 서울에서는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9510가구의 대단지 ‘헬리오시티’가 322건으로 가장 많은 매매 거래량을 보였다. 경기권에서도 같은 기간 ‘힐스테이트 봉담 프라이드시티’(2333가구), ‘래미안 안양 메가트리아’(4250가구), ‘산성역 포레스티아’(4089가구)가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 1·2·3위를 나란히 기록했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아파트 가격 상승 폭도 크게 나타난다. 부동산R114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이달 23일 기준) 1000~1499가구의 대단지 매매 평균가격은 0.48%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500가구 미만 아파트 단지의 매매 평균가격은 0.02% 상승하는 것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내년 이후 아파트 공급 물량 부족으로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하나금융연구소는 ‘2025년 부동산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에 따라 지난 2022년 이후 착공 실적이 급감한 것이 내년 준공 물량 감소로 이어지며 그 영향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R114 자료를 보면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올해(17만 2638가구) 대비 26.2% 줄어든 12만 7389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2015년(10만 8649가구) 이후 최저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융권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으로 차입 여력이 줄어들어도 공급 부족 여파로 ‘내 집 마련’ 수요가 늘고 있다”며 “대출규제는 단기적인 영향에 그치고 아파트 공급 부족이 해소된 상황은 아닌 만큼 수도권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는 매매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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