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에서 리모델링을 위한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단지가 처음으로 나오고 용인시에서도 사업계획 승인 단계를 넘는 단지들이 잇따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조성 후 20년이 지난 100만㎡ 이상 지역을 대상으로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을 시행하면서 재건축 추진을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리모델링 추진이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수원시는 18일 영통구 영통동에 위치한 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의 리모델링 주택사업계획을 승인했다. 주택사업계획은 리모델링 사업의 마지막 인허가 절차로 이후 이주와 착공이 이어진다. 1997년 준공된 16개 동, 1616가구 규모의 신성신안쌍용진흥은 리모델링을 거쳐 19개 동, 1858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수원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8개 단지 중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것은 이 단지가 처음이다.
재건축 전환을 고민하는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신성신안쌍용진흥이 리모델링 사업의 ‘9부 능선’을 넘긴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박승원 조합장은 “리모델링 용적률을 328%로 적용받았는데 재건축 추진 시 이 이상의 용적률을 받으려면 공공 기여가 늘어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을 반영한 재정비 기본계획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조합원들이)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조합원의 주택형 크기를 무리하게 키우는 대신 일반분양을 늘려 조합원 분담금을 줄인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모델링은 사업계획 승인 신청 전 조합원 75%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신성신안쌍용진흥은 현재 전용 59㎡ 단일형인 조합원 주택을 전용 72㎡ 단일형(1층·탑층 제외)으로 구성하고, 일반 분양분을 64~84㎡의 242가구로 배정했다. 이 때문에 평균 예상 분담금을 약 2억 6700만 원(지난해 10월 추산 기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 반면 인근의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분담금이 3억 원 대 중반 안팎으로 예상돼 사업계획 승인 신청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8월 말 용인 리모델링 단지 중 최초로 사업계획 인가가 난 수지구 수지초입마을아파트도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 조합은 전용 59㎡ 단일형인 조합원 주택형을 77㎡로 소폭 키우고 84㎡ 32가구와 115㎡ 61가구를 일반 분양하기로 했다. 김도형 조합장은 “공사비가 워낙 급등한 만큼 분담금 절감을 원하는 조합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수지초입마을과 같은 날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수지보원아파트도 전용 59㎡ 단일 주택형을 64~84㎡로 늘리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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