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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사교육 부르는 '널뛰기 수능'

박성규 사회부 차장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때 어렵게 낼 명분을 (찾기)위해 의도적으로 9월 모의평가를 쉽게 낸 건가요.”

최근 수능 주관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이다. 11월 14일 치러지는 수능을 앞두고 올해도 ‘난이도 널뛰기’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월 모평은 수능 출제 방향과 난이도를 예측할 수 있는 수능 전 마지막 모의고사임에도 수험생들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9월 모평이 생각보다 너무 쉬웠기 때문이다. 9월 모평 채점 결과 국어와 수학 만점자는 올해 의과대학 모집 정원(4485명)과 유사하거나 심지어 많을 정도로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모평에서 전 영역 만점자가 6명에 불과하자 당국이 난도를 조절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냉탕-온탕식’ 난이도 조절은 올해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지난해 6월 모평이 어렵게 출제된 이후 9월 모평은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됐다. 이후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이 적용된 수능은 역대급 ‘불수능’이였다. 평가원에 글을 올린 수험생은 단순한 감이 아닌 데이터에 근거해 올해도 불수능이 될 것이라 예측한 것이다.

올해는 특히 킬러 문항 배제 외에도 의대 정원 증원으로 역대 최다 N수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변별력 확보를 위해 본수능이 9월 모평과 비교해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평과 본수능 난이도 엇박자가 지속되면서 일각에서는 ’모평 무용론'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결과적으로 입시 불확실성을 키워 사교육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사교육을 받아야만 풀 수 있는 킬러문항 배제가 핵심인 공정수능과도 배치된다. 졸업생은 수능 전 9월 모평만 치를 수 있고, 9월 모평에 참여하지 않고 본 수능을 보는 N수생도 있는 만큼 적정 난도를 유지하며 변별력을 확보하는 것이 쉬운 과제는 아니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당국의 역할이다. N수생의 학력 수준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평가원, 교육청 주관 모의고사 졸업생 참여 허용 등이 방안으로 거론된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교육 당국은 일단 난이도 논란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9월 모평을 꼼꼼히 분석해 수능 문항을 출제해야 한다. 수능 이후에는 입시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고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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