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대형 교회 단체 '예수그리스도 왕국'의 설립자가 수백 명의 여성과 미성년자를 성착취한 충격적인 만행이 드러났다.
24일 PNA통신에 따르면 전날 필리핀 상원에서는 아폴로 퀴볼로이(74)의 범죄 관련 청문회가 개최됐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피해자들과 수사 관계자들이 출석해 그의 잔혹한 범행 수법을 증언했다.
1985년 민다나오섬 다바오시에 교회를 설립한 퀴볼로이는 방송과 SNS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했으며, 현재 전 세계 200개국에 700만 명의 신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셀 마라탄 다바오시 경찰서장은 "퀴볼로이가 성경 속 솔로몬 왕의 이야기를 왜곡해 1000명의 여성 확보를 목표로 했다"며 "최소 200명의 여성이 피해를 입었고, 이 중 68명은 지속적인 성착취를 당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퀴볼로이가 '야간 근무'라는 명목으로 성관계를 강요했으며, '신의 뜻'이라며 복종을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우크라이나인 피해자는 러시아어로 된 성경구절을 왜곡해 성폭행을 정당화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죽음의 천사'라는 자경단을 운영하며 반대하는 이들을 살해하거나 위협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증인은 "죽음의 천사들이 '신의 아들'에 대한 충성을 증명하기 위해 살인도 불사했다"고 증언했다.
퀴볼로이는 지난달 필리핀 군경에 체포됐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검찰도 아동 성매매,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현재 필리핀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며, 유죄가 입증되지 않을 경우 미국으로 인도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퀴볼로이는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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