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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뱃길 르네상스 ‘경인운하’ [인천톡톡]

1987년 노태우 대통령 후보 대선 공약으로 제시

고려시대 대운하 계획 김포굴포 개착과 물길 달라

1920년 일제강점기 본격 추진…방수로 건설 핵심

경인아라뱃길 조감도. 자료제공=인천시역사자료관




인천시가 최근 ‘아라뱃길 르네상스’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 여의나루에서 경인아라뱃길을 거쳐 인천 옹진군 덕적도를 가는 뱃길이다. ‘보물섬 프로젝트’로 인천 섬을 연계한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인아라뱃길은 인천 오류동과 서울 개화동을 잇는 총길이 18㎞, 폭 80m의 대수로이다. 2012년 5월 23일 개통한 이곳은 1987년 노태우 대통령 후보의 대선 공약으로 나온 ‘경인운하’ 사업이다. 대통령 공약으로 제시된 이후 25년 만에 이은 물길은 여러 사람의 우려와 기대 속에 탄생했다. 정부는 경인운하 개통을 고려 고종대 처음 시도한 대운하건설사업인 ‘김포굴포’ 개착 이후 800년 만에 이룬 성과라고 선전한다. 하지만 경인아라뱃길은 물길과 사업의 목적에서도 김포굴포와는 다르다. 김포굴포는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동양에서는 6세기말 중국대륙의 수나라 문제 때 건설된 대운하에 이후 두 번째 시도로 알려졌다. 당시 고려 조정은 40여 년을 시달린 몽고침략으로 흔들린 국가재정을 안전하게 확보하고자 조세물량 수송로인 운하건설을 추진했다. 시작은 고려 무신정권의 권력자 최이에 의해서다. 최이는 운하를 굴착하고자 사람을 보내 부평 땅의 지세를 보게 하는 등 사전 준비를 했지만 공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중단했다고 한다.

기전도 19세기 전반에 나타난 조운로와 굴포천. 자료제공=인천시역사자료관


이를 보면 경인운하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추진한 사업과 연관성이 더 깊다. 이 운하 건설은 1905년 대한제국정부의 재정고문인 메가다에게서 처음 나왔다. 그는 일본흥업은행으로부터 총 150만 엔의 차관을 도입해 경인운하를 건설하려 했지만 재원마련의 어려움으로 실현하지 못했다.

경인운하가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1920년대부터다. 이때는 단순히 항로 개설에만 목적을 둔 것이 아닌, 한강의 수해방지를 위한 방수로 건설과 이에 따른 수리시설 개선, 교통망의 확충, 매립지 확보를 위한 토사 채취 등 산업적 목표가 새롭게 추가됐다. 특히 경인운하의 필요성 중에서 가장 중시된 것은 바로 방수로 건설이다.



매일신보 1939년 4월 22일자에 게재 된 경인운하계획도. 자료제공=인천시역사자료관


일제강점기 한강유역의 홍수피해는 1920년, 1925년, 1930년, 1936년, 1940년에 극심했다. 이중 ‘을축년 대홍수’로 기록된 1925년 7월16~18일 사흘간 서울·경기 300~500m, 파주에는 무려 650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사망자만 647명이 발생했다. 재산피해액은 1억300만 엔으로, 당시 국가의 1년 예산이 1억800만 엔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피해인 것이다. 이처럼 홍수피해가 컸던 데에는 한강이 서울에서 인천으로 바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김포와 파주를 거쳐 개풍, 강화로 갈라지는 복잡한 ‘S’자의 곡류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수로 건설에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탓에 이를 겸한 운하 건설이 도입됐지만 세계 대공항의 여파로 더 이상 추진되지는 않았다. 이후 수차례 경인운하 건설이 논의됐지만 총독부와 경성부, 인천부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등으로 전시하 통제경제체제로 변화되면서 착공조차 못한 채 끝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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