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남성이 항공편을 이용하며 같이 타는 반려견을 위해 일등석을 예약했으나 승무원 요청으로 이코노미석으로 이동했다가 반려견이 숨지자 항공사에 소송을 제기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등 현지 언론들은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마이클 콘틸로라는 남성이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고등법원에 알래스카항공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콘틸로는 지난 2월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던 중 반려견인 프렌치 불독 애쉬가 비행기에서 숨진 것과 관련해 알래스카항공에 계약 위반, 부주의, 고용 및 감독 부주의, 정서적 고통에 대한 부주의 등을 이유로 소송을 냈다. 그는 반려견 애쉬가 숨진 것이 “매우 좋지 않은 행위에 따른 직접적이며 예상 가능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소장을 보면 콘틸로와 그의 아버지는 반려견들이 비행기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일등석을 예약했다. 하지만 비행기가 이륙 직전에 승무원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이코노미석으로 이동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콘틸로는 항공사 정책에 따라 사전에 반려견과 함께 탑승한다고 알렸을 뿐 아니라 반려견 한 마리당 100달러를 내고 규정에 맞는 캐리어로 옮겼다. 그는 반려견들을 이동하면 매우 불안해질 뿐 아니라 호흡과 심장에 위험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콘틸로는 “승무원들이 모든 말을 무시하고 당장 이코노미석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콘틸로는 지난해 11월 아버지,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항공편으로 뉴욕에 갔다. 당시에는 반려견들 모두 아무 이상 없이 비행했다.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기 전에도 진단 결과 비행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반려견 두 마리 중 애쉬는 이코노미석으로 옮겨진 후 급격히 눈에 띌 정도로 불안해했으며 숨도 빠르고 가빠졌다. 그럼에도 승무원들은 콘틸로에게 반려견 캐리어를 닫아놓도록 했다. 그는 애쉬가 움직이지 않는 걸 알아차렸지만 비행기가 도착할 때까지 확인할 수 없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을 때 이미 애쉬의 몸은 사후경직 상태였고 콘틸로와 그의 아버지는 애쉬가 숨졌다는 걸 확인하자마자 울기 시작했다.
콘틸로는 소장에서 “애쉬는 질병이나 수술 이력도 없는 건강하고 활동적인 개였다”며 애쉬가 죽은 이유를 항공사의 “부당한” 좌석 변경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알래스카항공 직원들은 이러한 일이 생기지 않게 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