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27일 올해 처음으로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뇌염이 발병하면 사망률이 20~30%에 달하는 만큼 방역당국은 모기 물림에 주의하고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질병청은 이날 제주특별자치도와 전라남도에서 일본뇌염을 옮기는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확인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작년에 비해 3일 앞당겨졌다. 두 지역에서 24~26일 채집된 모기 42마리 중 10마리가 작은빨간집모기였다. 제주 및 완도 지역의 평균 기온이 전년에 비해 6.2도나 상승하면서 모기 활동도 그만큼 빨라졌다는 게 당국의 해석이다. 일본뇌염 주의보는 작은빨간집모기가 그 해 처음 발견되면 발령되며 일본뇌염 환자가 발생했거나 채집된 모기의 절반 이상이 작은빨간집모기일 경우 경보가 발령된다.
작은빨간집모기는 논이나 웅덩이, 축사 등에 서식하는 크기 4.5㎜가량인 암갈색의 소형 모기로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한다. 3월 말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8~9월에 활동이 정점에 달한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약 5~15일간 잠복기를 거쳐 대부분 발열이나 두통과 같은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될 경우 고열·발작·착란·경련·마비 등이 발생하며 사망률이 20~30%에 달한다. 뇌염에서 회복된다 해도 환자의 30~50%는 손상된 부위에 따라 신경계 합병증이 나타난다.
질병청은 일본뇌염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접종에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따라 2012년생 이후로는 보건소와 지정의료기관을 통해 일본뇌염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과거에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받은 적 없는 만 18세 이상 성인 중에서도 논이나 돼지 축사 인근에 거주하거나 전파 시기에 이들 지역 활동이 예정된 경우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인도, 인도네시아, 라오스, 필리핀, 태국, 베트남, 중국, 일본 등 일본뇌염 위험 국가를 여행할 계획이 있는 이들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아울러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모기가 활동하는 4~10월 야간에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모기에 물리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 야간에 외출할 땐 밝은색 긴 옷이나 품이 넓은 옷을 입고 모기 기피제도 사용한다. 집 주변 물웅덩이나 막힌 배수로에서는 고인 물을 없애 모기가 서식할 환경을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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