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국내 프로골프 투어도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선수들의 한 해 성적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선수들을 후원하는 골프 용품 브랜드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후원 선수의 성적이 제품의 판매나 기술력에 대한 인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공식 기록 업체인 CNPS의 자료를 기초로 올 4월 두산위브 챔피언십부터 27일 끝난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까지 27개 대회에서 배출된 우승자 19명의 장비를 살펴봤다.
우드와 아이언은 핑 제품을 사용하는 골프 퀸들이 많았고 웨지와 볼에서는 타이틀리스트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퍼터 부문에서는 핑·캘러웨이·타이틀리트스트의 3파전 양상이었다. ‘서경 퀸’으로 등극한 지한솔은 퍼터(핑)를 제외하고 전 제품을 브리지스톤으로 채우고 있었다.
드라이버와 페어웨이우드·하이브리드에서는 핑 제품을 사용한 우승자가 나란히 6명씩이었다. 핑 드라이버를 쓰는 대표적인 선수는 박지영(3승), 노승희(2승), 박민지·유현조·박보겸·최은우(각 1승)로 이들은 9승을 합작했다. 타이틀리스트·테일러메이드·캘러웨이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우승자는 4명씩이었다. 드라이버 로프트 각도는 9도가 일반적이었다. 장타 1위 윤이나를 비롯해 박지영·이예원·박현경·배소현 등이 9도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김수지와 김민별은 로프트 8도 헤드를 장착해 눈길을 끌었다.
아이언에서도 핑은 6명의 선수가 9승을 합작해 강세를 보였다. 그다음은 4명이 6승을 합작한 타이틀리스트였다. 윤이나는 올 시즌 우승자 중 유일하게 아이언을 2개 이상의 모델로 채우는 콤보 세트를 구성했다. 윤이나는 타이틀리스트 아이언을 사용 중인데 4번은 T150, 5번~8번까지는 620CB, 9번과 피칭웨지는 620MB 모델로 각각 달랐다. 620CB와 620MB는 7번 아이언 로프트 각도가 35도로 다른 클럽에 비해 페이스가 누워 있는 편이다. 그만큼 빠른 스윙 스피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다루기 힘들다. 보통 여자 선수들은 아이언을 5번부터 사용하는데 윤이나·황유민·유현조는 4번부터 채웠다. 이와 달리 노승희와 최은우는 6번부터 세트를 구성했다.
웨지와 볼 부문에서는 타이틀리스트가 절대 우위를 보였다. 18명의 우승자 중 웨지는 13명, 볼은 15명이 타이틀리스트 제품을 사용했다. 타이틀리스트 볼 중에서도 프로 V1(11명)을 사용한 우승자가 프로 V1x(4명)의 약 3배나 됐다. 프로 V1 볼은 프로 V1x에 비해 타구감이 좀 더 부드럽고 탄도와 스핀이 낮은 특성을 보인다.
퍼터 부문에서는 핑·캘러웨이·타이틀리스트의 비율이 비슷했다. 핑은 7명이 10승, 캘러웨이는 6명이 8승, 타이틀리스트는 5명이 7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박현경은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우승 때는 타이틀리스트 스코티카메론 퍼터를 들고 나왔지만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과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거둘 때는 캘러웨이 오디세이 퍼터를 사용했다. 최근 다시 스코티카메론 퍼터로 돌아왔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한두 가지 브랜드로 골프백을 채우는데 박현경은 다양한 브랜드의 ‘짬뽕 조합’을 선호한다. 현재 드라이버는 캘러웨이와 페어웨이우드·하이브리드, 아이언은 브리지스톤, 웨지와 볼은 타이틀리스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박현경은 드라이버와 퍼터는 사용 계약 없이 상황에 따라 바꿔가면서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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