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국어 잘해요” “우아 대박” “어떻게 해 진짜 잘생겼어” “아, 남자친구 가자” “집중해” “한국어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언어야"
최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나이지리아 최초 K드라마 ‘마이 선샤인(My Sunhine)에는 한국어 대사가 수 없이 나온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장들은 영어로 하지만 한국어가 계속해서 들려온다. ‘마이 선샤인’은 공개 2주 만에 84만 뷰 이상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K팝, K드라마가 인기가 높은 나이지리아 뿐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나이지리아에서 한국어 영화, 드라마가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입소문이 일고 있다.
‘마이 선샤인’의 내용은 K드라마의 성공 방정식을 많이 차용했다. 주인공 카리스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지만 운 좋게 장학생으로 선발돼 나이지리아에 있는 한국인학교 세인트폴 바티스트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고, 학교에서 만난 잘생기고 인기 많은 부잣집 아들 제럴드와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여주인공을 시기질투하는 ‘여왕벌’ 무리,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는 또 다른 남학생 등이 캐릭터가 더해져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꽃보다 남자’와 같은 드라마를 연상하게 한다. K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K컬처를 동경했던 나이지리아 유명 래퍼 겸 프로듀서인 JJC 스킬스가 연출했고, 배우 겸 크리에이터 케미 이쿠세둔이 각본을 쓰고 여주인공으로 출연까지 했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이쿠세둔은 서울경제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과 나이지리아를 모두 담고 싶어서 ‘나의 햇살’의 대본을 쓰고 출연까지 하게 됐다”며 “꽃보다 남자를 본 이후 K무비를 항상 사랑해 왔다”고 말했다. ‘나의 햇살’에 출연한 배우들의 한국어 발음은 매우 유창한데, 이쿠세둔을 비롯해 배우들이 온라인을 통해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그는 “한국어 선생님을 비롯해 수잔의 한국어는 매우 유창하다”며 “저도 그렇고 그들도 모두 K무비를 보면서 한국어를 배웠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마이 선샤인’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쿠세둔도 이를 실감하고 있다. 그는 “온라인을 통해서 한국인들로부터 수 많은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며 “한국인들이 나이지리아에서 한국 문화를 사랑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하는데 저는 이런 반응이 너무 감사하고, 이런 반응을 사랑한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 언론이 보도한 ‘나의 햇살’ 관련 글을 게재하며 기쁨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9년부터 K무비를 보면서 한국어를 온라인을 통해 배웠고 한국에 유학한 것처럼 한국어가 유창한 그이지만 아직 한국은 한번도 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꼭 가보고 싶다”며 “한국인들의 응원에 너무 힘이 난다. 글로벌 문화의 중심인 K컬처 관련한 일을 계속해서 하고 싶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