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이 클래식 공연장에 가는 것에 스트레스가 있더라고요. 클래식에는 어느 정도 불편함이 있으니까요. 제 콘서트는 계곡에 간다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2년 만의 단독 콘서트 ‘첼로의 숲’을 앞두고 있는 첼리스트 홍진호는 28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 스튜디오에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첼로의 숲’이라는 공연명은 종로구 부암동 백사실계곡에서 받은 영감에서 따왔다. 홍진호는 “백사실계곡을 아침에 종종 가는데 그때마다 다른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며 “온전히 혼자일 때 계곡에서 듣는 자연의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 ‘첼로가 존재하는 숲’이라는 의미에서 ‘첼로의 숲’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다음 달 17일 LG아트센터 시그니처홀에서 열리는 ‘첼로의 숲’은 음악에 그림을 결합한 ‘전시형 콘서트’다. 일명 '도도새 작가'로 불리는 김선우가 시각 작업에 참여한다. 홍진호는 “제 의도보다는 관객들이 이를 어떻게 흡수할 수 있느냐에 고민을 뒀고 시각 예술이 함께 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을 내렸다”고 협업 이유를 밝혔다.
그는 자신과 함께할 아티스트를 찾던 차에 지인으로부터 김 작가를 추천받았다. 이후 김 작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찾아 직접 연락해 협업을 제안했다. 2019년 밴드 음악 예능프로그램 '슈퍼밴드'에서 호피폴라 멤버로 우승을 차지한 홍진호는 이후에도 판소리, 팝, 성악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특유의 슬픈 감성을 지닌 첼로가 다른 악기와 만났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이미지가 떠올랐다”며 “처음으로 공동작업하고 싶었던 분이 소리꾼 이희문 선생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선생님께서 아리랑을 부를 테니 거기에 클래식 음악을 입혀보라고 했는데 아리랑에 맞춰 브람스의 왈츠를 연주했다”고 말했다. 그는 “짜릿하게 소름이 돋는 경험이었다”며 “어떤 편곡 작업도 거치지 않은 날것의 두 아티스트가 만났을 때 표현해내는 음악이 새로웠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협업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첼로는 다른 어떤 악기들보다 무용적인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며 “무용 동작이 어우러진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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