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형(사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기준금리 인하 실기론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들이 김연아 선수한테 왜 은메달 땄냐고 하는 것과 같다”고 반박했다.
이 위원은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동행 기자단과 만나 “어느 국책연구기관이나 정부기관보다 가계부채를 포함한 부동산 시장 문제에 대해서는 한은이 가장 먼저 인지하고 문제를 제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영업자와 민간소비가 어려운데 왜 금리를 내리지 않느냐고 하는데 우리 임무는 원래 물가 목표와 금융 안정”이라며 “자영업이 어려운 것이 금리 인하로 해결되느냐, 해결된다면 얼마만큼 될 수 있느냐에 보수적인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물가 안정과 고용을 양대 목표로 삼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달리 한은은 법적으로 물가와 금융 안정에 집중하게 돼 있으며 자신도 이 부분만 보겠다는 뜻이다. 상당히 매파적인 발언으로 읽힌다.
다만 이 위원은 3분기 성장률 0.1%에 대해 “나도 약간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지속적인 충격이라기보다는 일회적 충격을 받았다는 게 설명력이 크다는 평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은이 가계부채 선행지표를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위원은 “현 시장 상황을 적시에 반영할 수 있는 가계부채 선행지표를 개발하고 있다”며 “현재 가계부채 데이터는 대부분 주택 거래 계약 이후 중도금과 잔금을 치르는 시점에 통계가 잡히다 보니 보름에서 한 달 정도 시차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은 금통위원들이 10월 기준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물가의 안정과 성장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이날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8월 회의 이후 내수 회복세가 더디고 성장의 하방 리스크(위험)가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밑돌았다”고 말했다.
반면 장용성 위원은 “수도권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이로 인한 가계부채 확대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인하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