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분야에서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간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글이 물밑에서 사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공개 저격했다. 경쟁 당국이 규제의 고삐를 바짝 죄는 가운데 막대한 과징금, 강제 분리 조치 등으로 인해 시장 영향력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경쟁자를 저격하도록 압박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마 알라일리 MS 측 법률 고문은 28일(현지 시간) 블로그를 통해 “‘오픈클라우드연합’이라는 로비 단체는 경쟁 관할 당국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MS의 신용을 떨어뜨리고 대중을 오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구글이 비밀리에 단체를 후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글은 개입과 자금 지원, 조직 통제 등을 모호하게 만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덧붙였다.
구글 측은 “우리를 비롯한 다른 많은 이들은 MS의 반(反)경쟁적 관행이 소비자들을 가두고 사이버 안보와 혁신 등에 부정적인 ‘다운스트림(후속)’ 효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오픈클라우드연합의 니키 스튜어트 선임 고문 역시 “우리는 어느 한 회사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유럽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강화할 원칙을 옹호하는 데 초점을 둔 친(親)시장 연합”이라고 밝혔다.
MS의 이례적인 입장 표명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격화하는 경쟁 환경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1분기 기준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점유율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1위(31%)이며 MS의 애저가 2위(25%), 구글 클라우드가 3위(11%)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MS의 운영체제(OS) 라이선스 조건이 불공정하다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반독점법 위반 신고서를 제출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